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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30일 03화

Day3. 여행

by 산들하람


때는 2003년쯤 대학교 2학년 때이다. 휴학을 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6개월 정도 머문 적이 있었다. 나에겐 꽤나 인상적인 경험들의 시간이었다. 그중에 몇 가지를 쓰려고 한다. 이 나라는 은행을 들어가려면 몸에 어떤 금속 쇠붙이가 있으면 문을 통과를 할 수가 없었다. 은행강도 등을 미연해 방지하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다. 은행입구에는 사물함이 있었고 한 명씩 들어갈 수 있는 회전문뿐이었다. 그 회전문을 통과하기 전에 금속감지하는 문을 지나야 만 은행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아닌 미리 예방을 하는 이 나라의 사고방식이나 시스템이 새로웠고 마음에 들었다. 또한 그 당시에는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려도 됐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안 보이는 곳에 몰래 버려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보다 보이는 곳에 버려야 치울 수 있다는 사고가 충격적이었으나 생각해 보니 오히려 장려하고 싶기도 했다. 밤 9시면 모든 상점과 식당들은 문을 닫았고 거리의 조명불빛은 거의 없어 깜깜하고 조용했다. 문제가 생길 거리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어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학원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심심했다. 저녁 9시면 조용해지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끄적거리는 거뿐이었다. TV도 없고, 인터넷은 너무나 느렸으며, 카카오톡이 없던 시절이라 국제전화는 비싼 시절이었기에 통화도 어려웠다. 지하철에서는 통화자체가 안 됐던 시절이었다. 많이 심심했다. 밀라노라는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건축물들, 그림들을 보며 위대한 작품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 밀라노 두오모성당은 한창 보수 공사 중이어서 관광을 못해 아쉬웠는데 기회가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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