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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란 Apr 11. 2023

제9화 대차게 실패한 나의 다이어트

나의 막장 다이어트라마

다이어트 시작 48일 차.

명백한 실패다.


뜻대도 흘러가지 않던 다이어트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 끝을 부여잡고 중.꺽.마!를 외치며 버티고 싶었으나, 결국은 포기다.

-배추 포기면 좋으련만…핫핫핫!

중꺽마를 외치긴 했지만, 그 주는 서울로 일주일간 출근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어 다이어트의 길이 험난하리란 건 알고 있었다.

왜냐?

출근이란 점심을 먹어야 함과 동시에 메뉴를 선택할 자유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의미니까.

출근 첫날부터 점심은 중국집 짬뽕, 양심상 잠시 망설였지만 이왕 먹는 거 후루루룩 맛있게 완뽕.

게다가 서울에 있어서인지 저녁 약속이 줄줄이 잡혀 점심 저녁, 일식 한식 중식 분야를 가리지 않고 먹방을 찍어버렸다.

다행히 55킬로그램대는 간신히 유지를 했으나, 한 번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니 모임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뒤 2주도 약속이 꽉 차 버렸다.

-생각해 보니 내겐 술자리에서 다음 술자리를 만드는 요상한 재주가 있었다.

매일 저녁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니 일단 뭘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본능에 다이어트는 뒷전일 수밖에 없는 건 당연지사.

그렇게 흥청망청하던 3주가 순식간에 지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싶었다. 물론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1~2달 정도에 10킬로그램 정도를 감량하던 지난 나의 몇 번의 다이어트 성공 경험에 기반한 다이어트 방법이 이젠 내게 먹히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유는 물을 것도 없이 노화.

40대 중반의 다이어트는 20대, 30대의 다이어트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싶어 나의 막장다이어트라마는 실패했음을 선언한다! 스타벅스 티라미수 케이크를 먹으며...

하지만 요즘 드라마는 시즌제가 대세 아니던가!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적(중년의 내 몸뚱이)을 확실히 파악하고 전략을 세워 시즌2로 돌아오리라.


그동안 시청(?)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만.


4.10 체중 56.1 체지방 33.5%  

다이어트 48일 차 최종 700그램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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