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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란 May 11. 2023

어제와는 다른

일상단상

산란한 마음과

그보다 더 산만한 머릿속.

이런저런 일들로 하루를 바쁘게 채워보지만

지워지지 않는 상념에

새벽,

반짝하고 눈이 떠졌다.

하릴없이 쇼츠 영상을 넘기며

생각을 떨치려는데

문득,

일출이 보고 싶어져

근처 동네 산을 올랐다.


수십 번, 수년을 다닌 길이건만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둑한 길은

낯설고,

두려웠다.

부스럭대는 산짐승 소리에 겁도 나고

일출을 보지 못할까 조바심도 나,

헉헉대며 오른 정상.

구름인지 미세먼지인지 모를

희뿌연 그림자 사이로

붉은 빛이 퍼져 있다.


늦었나 보다 싶었지만,

이 정도 아름다운 여명이면 충분하다고.

이 산을 다니며 도저히 깰 수 없을 것 같던,

한계라 생각했던,

등반기록을 5분이나 단축했으니 대단하다고.

그렇게 발길을 돌리려던 때,

저 멀리 둥그렇고 붉은 해가 쑥하고 솟아오른다!


힘들어,

그리고 조금은 벅차 올라

뛰는 가슴으로

어제와는 다른 곳에서의

오늘을,

해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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