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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란 Jun 14. 2023

앞서거니 뒤서거니

일상단상

머리 속인지 맘 속인지,

산란스러움이 가득해 길을 나섰다.

한참 전부터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노인.

연세도 많으신 듯 하지만 몸도 불편하신 듯

걸음이 많이 느리다.

좁은 길이라 ,

처음엔 '죄송합니다'하고 노인을 제치고 길을 간다.

얼마 안 가 다시 저 앞에 노인이 있다.

이번에 '감사합니다'

십여분쯤 후 다시 내 앞에 있는 노인.

초자연적 현상!

은 아니고,

갈래가 많은 길, 초행인 내가

길을 어지러이 찾느라 걸음이 자꾸 멈춰진 탓이다.


젊은이의 걸음은 빠르고 경험은 부족하다.

노인의 걸음은 늦지만 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그 둘은

같은 길을,

다른 듯하지만 어느 순간의 같은 시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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