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인지 맘 속인지,
산란스러움이 가득해 길을 나섰다.
한참 전부터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노인.
연세도 많으신 듯 하지만 몸도 불편하신 듯
걸음이 많이 느리다.
좁은 길이라 ,
처음엔 '죄송합니다'하고 노인을 제치고 길을 간다.
얼마 안 가 다시 저 앞에 노인이 있다.
이번에 '감사합니다'
십여분쯤 후 다시 내 앞에 있는 노인.
초자연적 현상!
은 아니고,
갈래가 많은 길, 초행인 내가
길을 어지러이 찾느라 걸음이 자꾸 멈춰진 탓이다.
젊은이의 걸음은 빠르고 경험은 부족하다.
노인의 걸음은 늦지만 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그 둘은
같은 길을,
다른 듯하지만 어느 순간의 같은 시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