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고양이

일상단상

by 하란

'못된 고양이'

라는 상호를 보곤 내가 생각났다고.


내게 원하는 게 뻔한,

그래서 몇 번의 만남을 거절한 뒤에 온 문자라

문자 자체에 대한 어떤 무게도 없었는데,

그냥 그 말이, 그 단어의 조합이 좋았다.

특히,

'못된'이란 말이.


늘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많아야 했던

사랑받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해야 했던

호구인 내가 끔찍이도 지겹고 싫었다.


그래서

'못된 고양이'로 날 생각한다는 말이

희망처럼 느껴졌다.


아 나도 못되게 살 수 있다!

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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