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실무진들이 당황한 현재 상황
부산의 기업들을 만나고 다닌 지가 2개월이 다 되어 간다. 내가 하는 일은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만나고 다니는 일이다. 구인이 있는 곳에 찾아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학생을 찾아주는 일.
사실 이 일을 시작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바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나에게 시간을 할애해 줄까? 였다. 나 또한 채용을 담당했던 중간관리자로 있을 때, 누구보다 바빴기 때문에 더 걱정했다.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 혹은 인사권이 있는 분들은 중간관리자 이상의 직급으로 기업에서 가장 중추 역할자로 얼마나 바쁠지는 말 안 해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업 인사담당자의 매정한 거절보다, 방문을 희망한다는 어리둥절한 답변들로 우려한 두려움을 조금 내려놓게 되었다. 요즘은 중견기업 위주로 다니고 있다. 그런데도 방문 거절보다는 방문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곳이 더 많다. 나에겐 다행이었다.
인사담당자들을 만나고 매칭하고 결과가 나오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느꼈다. 내가 우려한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왜 인사담당자들이 나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응해주는지를 알게 되었다.
사람이 없다. 채용 시장에 사람이 없다.
모두 어디로 갔을까? 기업은 코로나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혹은 사업이 확대되면서 점차 커지는 규모를 메꾸기 위한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
사람이 없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로 나눌 수 있다.
1. 지원하는 사람 중 기업에 맞는 적격자가 없다.
2. 지원하는 사람은 많아도 허수(일할 의사 없이 지원한 경우)가 많다.
3. 지원자가 없다.
지금 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3번 지원자가 소멸하였기 때문이다. 코로나 전만 해도 줄 서서 갔던 기업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러한 상황 속에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1. 끊임없이 채용 공고를 올린다. (아시다시피 계속 올라오는 공고는 구직자가 기피할 수 있다)
2. 자격 사항을 완화하여 공고를 올린다. (우대조건이라고 내건 조건은 사실상 필수 조건이다)
3. 기피하는 사항들은 최대한 숨겨서 올린다. (야근, 임금, 해외파견, 조직문화, 업무 불명확 등)
4. 임금을 높여 게시한다. (임금이 많아 보이게 최대한 포함해서 연봉으로 기재)
5. 기업의 비전과 방향을 보여주고, 직무에 대한 설명을 매우 상세히 올린다. (스타트업에서 많이 하는 방법)
인사담당자는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쉬이 이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를 만나면 물어본다. "요즘 졸업생들 지원이 어때요?" 사실 그 안에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이 물론 저출산으로 일할 청년이 줄어드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아르바이트와 큰 차이가 없는 임금 수준(어쩌면 아르바이트에 비교하면 업무 강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경직된 조직(수직적인), 선호하지 않는 산업(제조 등), 커리어의 성장 가능성, 워라밸 가능 여부(칼퇴근), 네임벨류(알아줘야) 등. 소위 우리가 말하는 MZ세대의 가치관이 달라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기업은 늘 갑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누구도 갑이라고 할 수 없다. 면접장에서 면접관은 기업만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 일을 배우기 전에 뭘 그렇게 재는가, 그렇게 임금을 바라면 되는가, 권리를 찾는 건 좋지만, 본인의 역할을 다하고는 있는가 등 많은 비난 속에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런 이들과 일해야 기업이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같이 공생하며 그 속에서 충분히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해야 한다.
기업도 잘 어필해야 한다. 구직자가 기업에 어필하듯, 기업도 어필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며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아직 대표들까지는 아니지만, 실무선에서 변화를 요구하고 실천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방향은 모른다. 임금을 많이 주면 되는지, 조직문화가 수평적이면 되는지, 성장하는 산업군이어야 되는지.
그렇게 기업은 답을 찾아가기 위해 혼돈 속에서 고군분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