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회사 경영기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상조 회사를 경쟁사로 두고 있는 중견의 상조 회사의 디자인 컨설팅을 할 때의 일이다. 영업의 정점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제 자리 걸음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도약의 계기가 절실히 필요했다. 서비스가 상품인 이번 경우 무형의 상품을 유형의 형태로 만들어 냄으로써 신뢰감을 만들고 생명력을 불어 넣어 친밀감을 전달하는 일이 급선무로 파악이 되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디자인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생각보다 많은 다수 사람들이 꾸미기와 홍보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디자인을 하는 업으로 삼고 있는 사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자인은 중소기업의 무형의 재산이며 가치를 지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나, 스타일링이라는 단순 수단으로 사용할 뿐 그 가 치과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부가 요소가 아닌 상품에 생명력을 심고 경영의 방향성을 바꾸기도 하며 고객과 관계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개발 당시만 해도 상조시장은 부정적 시선을 이제 막 벗어난 시점이었고 국내 1위 기업의 경우 상조라는 상품의 특성에 걸맞는 정중함과 격식을 갖추는 다소 무겁고 경직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었다. 그와 달리 2순위의 몇몇 업체는 감성 마케팅의 바람을 타고 업계 내 차별화전략을 펴고 있었다. 각자 업계 선점을 위해 어떤 곳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정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었다.
이제 경쟁이 더 치열한 3순위의 업체로 도약하고자 했던 나의 고객사는 이전 전략이 아닌 다른 차별화로 브랜드의 열세를 이겨나갈 돌파구의 절실함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영업현장의 중심에 계신 이사 분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의사가 진단을 해야 처방을 내릴 수 있듯이 일선에 계신 분들의 고충을 먼저 듣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수의를 고르고 금액을 정하는 일을 대부분 죄스럽게 여겨지고 있어 고객사의 고객들은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1,2순위 업체에 밀려 실적이 쉽게 오르지 못한다는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의식의 변화가 필요했다. 항상 경건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 상조문화. 이것을 ‘또 다른 축제라고 생각한다면?’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모든 것의 실마리를 풀어 보았다. 사고의 전환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일륜지 대사 중 하나로 접근해 죄스러운 마음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준비할 수 있는 콘셉트를 디자인 경영의 모태로 잡고 경영진 브리핑을 통해 설득했다. 다소 가볍지 않겠느냐는 경영진의 우려가 있었으나 계몽의 차원에서 접근 슬로건을 만들고 디자인의 표현에 있어서도 거부감 없이 간다는 설득으로 걱정을 붙잡고 홍보물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기존 업체의 유인물을 카피하고 짜깁기했던 형식이 일관되지 않고 딱딱한 분위기 일색인 유인물에서 벗어나 밝고 싱그러운 색감을 사용하고 보는 형식을 달리해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단정하고 깔끔한 외형으로 그동안 업계에서 보지 못한 카탈로그를 완성했다. 반응은 예상을 적중했고 반응은 그 이상이었다. 석 달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영업 상승 곡선은 정점을 지나 조금씩 상승하게 되었다.
이렇게 무형의 상품은 눈에 보이지 않아 팔기 어려운 상품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잘 만나면 아주 근사한 생명을 부여받기도 한다. 멋진 생명력이 그 호흡이 느껴질 때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고 관심도 생긴다.
디자인은 ‘단순 꾸미기’가 아니다. 고객층을 파악하고 사용자의 필요에 적합하면서도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연구와 고심이 필요하다. 목적과 취지에 맞는 형식은 물론 편리하면서 기능적이고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여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부분에 충족되는 기획을 디자인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기획자이며 동시에 사용자이고 또한 고객이기도 하다.
사소함이 만드는 위대한 성공의 법칙 리틀 빅 씽이라는 책의 저자 톰 피터슨은 이렇게 말했다. '디자인의 마인드는 매우 중요하다.디자인 마인드를 조직 문화적 특성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디자인을 단지 제품의 일부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상조는 가족 문화 속의 또 다른 형식의 축제입니다.”
이 슬로건이 만들어진 후부터는 경영진의 마인드를 리셋하는 계기가 되어 슬로건에 걸맞은 업그레이드된 신상품을 만들게 되었다. 또한 부가 서비스의 항목이 추가되거나 타제품을 만들 때도 기본 마인드로 자리 잡으면서 일관성 있게 고객에게 설득력을 갖춘 회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영업사원의 하나 된 목소리를 통해 고객의 마음과 의식을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선순환을 하다 보니 기업에 대한 신뢰감은 나날이 커지고 매출 상승선은 쭉 성장을 향해 이어갔다.
이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다. 디자인은 단순하게 예쁘게 꾸며지는 것이 아닌 조직문화를 바꾸는 마인드의 창출이 되기도 하며 상품에 생명이 더해지는 탄생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