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가난한 사랑을 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랑이었다.
안 주고 안 받는 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했다.
서로가 필요한 건 각자가 알아서 채우자고 생각했다.
그게 성숙한 사랑이라고 착각했다.
시간이 꽤 지나고 어렴풋이 느껴졌다.
나의 사랑은 가난한 사랑이었고
너의 사랑은 풍족한 사랑이었구나.
너는 내가 필요한 것을 계속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너가 알아서 잘 살고있다고 생각했다.
너는 일상에서 나에 대한 생각이 컸을텐데
나는 내 머리 속에 나로만 가득 차있었다.
내 머리 속에는 정신없는 회사의 업무들과 나의 불안, 스트레스로만 가득 차있었다.
돈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든 사랑을 할 수 있지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돈이 있어도 사랑하지 못한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은 자신만을 걱정하지 너를 보지 못한다.
그런 가난한 사랑은 지난 뒤에 남는 건 너의 사랑의 빈자리만 느낄 뿐이다.
뒤늦게 너의 사랑을 알아차린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이 고통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뭐가 있을까
이 멈춰 선 자리에서 다시금 너의 사랑을 느끼면서 잠시금 생각에 잠겨본다.
나는 얼마나 나의 사랑에 진심이었나. 얼마나 나의 마음에 진심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