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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자 하는 이의 죽음, 죽고자 하는 이의 살아감

by 강명철

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살고자 하기 때문에 내 것을 지키고 욕심내는 삶 아닐까.

살고자 하기에 나의 돈, 나의 집, 나의 차, 나의 옷 등 내 것을 악착같이 지키고 모으는 삶이 아닐까.

살고자 하기에 명예, 탐욕, 타인의 시선 등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삶 아닐까.

그렇게 악착같이 살고자 하기 때문에 오히려 죽음으로 한 발자국씩 걸어가고 있지 않을까.

살고자 하기에 항상 불안 속에서 살며, 공허 속으로 한 발자국씩 걸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


죽고자 하는 삶은 무엇인가?

죽고자 하기에 그 불필요한 어떤 것들에도 집착하지 않는 삶 아닐까.

큰 집, 좋은 차, 명품, 많은 동 등 세상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삶 아닐까.

죽고자 하기에 타인,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조차 기꺼이 껴앉을 수 있는 것 아닐까.

그 고통들을 껴안았기에 다시금 살아가지는 것 아닐까.


살고자 하는 사람의 사랑은 언제나 여분을 남기고, 죽고자 하는 사람의 사랑은 여분이 없다.

살고자 하기에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외면하고 회피하며, 언제나 살아갈 날들을 보며 내 것을 남겨두지만

죽고자 하는 이는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정면으로 껴안고, 미래를 바라보며 내 것을 남겨지 않는다.

그렇기에 살고자 하는 이의 사랑은 언제나 여분을 남기고, 죽고자 하는 이의 사랑은 여분이 없다.


살고자 하는 사람은 오히려 죽어가고, 죽고자 하는 이는 오히려 살아진다.

나는 진정으로 죽고자 할 수 있는가?

아상을 없애고 진정으로 죽고자 할 수 있겠는가?

오직 죽고자 할 때만 진정으로 살다가 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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