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례
상장주식 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는 유상증자이다. 유상증자가 기업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궁금해하고 촉각이 서있다. 기업이 기습적으로 유상증자를 발표하면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먼저 유상증자는 회사가 자본금을 늘리는 하나의 방식으로 유상(有償), 즉 돈을 받고 증자를 한다는 말이다. 외부자금(투자금)이 회사에 들어오는 것이다.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서 정상화를 위해서 자금이 필요하거나, 당장 회사 경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위해 신규 자금을 유치하기도 한다.
최근에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큰 이슈가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후자의 경우이다. 회사가 2024년 기준 당기순이익만 1조원이 났기 때문에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서 신규자금을 유치하는 경우는 아니다. 회사가 밝힌 유상증자 목적은 '사업 및 투자 확대'로 글로벌 무기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있어서 수요에 따라가기 위해 시설 확대에 1조원, 글로벌 방산업체 지분 인수에 2조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유상증자 발표 전인 3월 18일 주가는 780,000원이지만 3월 20일 유상증자가 발표되고 하루 뒤 620,000원까지 떨어졌다. 최고점 대비 20%가 하락한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 시 신주 발행가격이 60만원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주가 또한 신주 발행가에 맞게 수렴한 것이다. 보통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신규 투자자들의 참여 독려를 위해 신주 발행가액이 기존 주가보다 낮게 정해진다. 그렇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처럼 유상증자 후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투자자들은 이때문에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악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상증자가 무조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우선 유상증자는 신규자금이 회사에 들어오는 것이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새로운 자금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사업확장을 해나갈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신규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계획했던 사업을 잘 성공시킨다면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수도 있다. 유상증자로 인해 한번의 기회가 더 생긴 것이다. 결국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가 신규 투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야한다.
조금 더 살펴볼 점은 지금같이 호실적을 만들고 있고 급격하게 주가가 오르고 있는 시점에 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선택했을까이다. 202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1조원이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4조원인걸 감안하면 굳이 외부자금을 유치해야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많은 주주들이 실적도 좋고 회사 유보금도 많은데 굳이 외부자금을 끌어들여 주가를 낮춰야되는지 의문과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영진은 '적기투자'를 언급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을 때 뒤쳐지지 않고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급격히 늘고있는 무기 수요에 맞춰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추가적인 기술개발, 글로벌 우수기업 지분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금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가로 생각해 볼 점은 기업입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 있다면 주가가 높을 때 하는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같은 투자금을 유치하더라도 주가가 높을 때 하면 지분 희석을 적게할 수 있다. 예를들어 현재 주가가 25만원일 때 100억을 유치한다고 하면 40,000주를 신규로 발행해야되지만 현재 주가가 50만원일 때 100억을 유치하면 그 절반인 20,000주만 발행을 하면 된다. 신규로 발행하는 주식이 적어지니 그만큼 지분희석이 적게 되는 것이다. 유상증자 계획이 있는 기업이라면 주가가 올랐을 때 실행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결국 경영진 판단이 맞았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이번에 유치하는 대규모 투자금으로 회사에서 계획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시 주가는 지금보다 올라갈 것이고, 계획만큼 실적을 만들어내지 못할 시 주가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 결국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변동은 일시적이고 장기적인 주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