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인생은 막연함과의 싸움같다. 삶에서 모든 것들은 막연하다. 직업, 건강, 사랑, 수명, 재산 등 삶에서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은 미래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미래의 내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은 불안에 휩쌓여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막연함은 크고 작은 불안을 일으킨다. 특히 직업(돈), 건강, 사랑, 수명 등 살아갈 때 중요한 것들이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은 사람에게 큰 불안을 일으킨다. 이런 불안함을 해소하고자 우리는 보험을 들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직업(공무원 등)을 선호하고, 결혼을 하고, 여러 약들과 보조식품 등을 먹는다.
큰 불안함을 가지고 사는 것은 현재의 삶을 잘 살지 못하게 하기에 불안함을 줄이기 위해 미래의 막연함을 줄이는 것은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어느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의 막연함이 삶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예 없애려는 태도는 오히려 삶을 왜곡시키고 불행하게 만든다. 노후에 아플 것이 두려워 매월 수십만원을 보험비로 쓰는 사람들, 노후자금을 저축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도 못 먹는 사람들, 미래를 위해 일을 한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도 한번 못 가는 사람들. 사랑하지 않지만 안정감을 위해서 결혼을 하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미래의 막연함과 그로인한 불안함을 견디지 못해 어떻게든 미래를 고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삶은 막연함이라는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기에 여러 문제를 낳는다. 첫 번째는 미래를 고정시키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불행 속에서 살아야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미래는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떻게해도 고정되지 않을 미래를 고정시키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불행 속에 살고,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젊었을 때 과하게 희생하며 보낸 세월을 후회하는 슬픔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씩씩한 삶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는 당연히 막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다. 미래의 막연함이 무서워 불안해하고 현재를 과도하게 희생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막연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현재 내가 해야되는 것을 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유일하게 씩씩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미래의 막연함 때문에 두려움과 불안함 속에 살았다. 미래의 막연함을 없애기 위해서 최대한 현재를 희생하며 살았다. 하지만 그런 삶 뒤에 기쁨은 없고 더 큰 슬픔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을테다. 미래의 막연함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조금 더 큰 기쁨을 누리고 쫓으며 살테다. 그렇게 살다보면 미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기쁨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제는 그 믿음을 쫓으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