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가 봐요. 햇볕에 따스함이 느껴져요. 점심에는 맛있는 돈가스를 먹었지요. 몸이 녹신녹신해지고 햇볕과 함께 졸음이 쏟아져요. 봄이 오면 우리 꽃을 보러 갈까요?
비가 내리던 여름날 오후였어요. 습하고 무더운 여름공기에 축 처지고 말았어요. 비를 사랑하지만 여름비는 조금 힘드네요. 끈적이던 목덜미에 땀에 흐르고 습기를 머금은 이곳은 물속 같아요. 오리발을 준비해야겠어요.
빗방울이 떨어지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봐요. 순간 진한 커피 향이 헤엄쳐와요. 커피를 내려야겠군요. 드리퍼 아래 똑똑 커피방울이 떨어져요. 창밖에는 빗방울이 주룩주룩, 집 안에 커피방울이 똑똑 내리네요. 커피 향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당신을 마셔요. 아니, 커피를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아니겠어요? 당신과 함께 소파에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좋아요. 책을 읽다 보면 무릎 위에 당신이 고롱고롱 낮잠을 자고 있네요.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 살짝 찡그리는 얼굴이 귀엽군요.
눈이 오는 풍경을 좋아해요. 뽀득뽀득 눈을 밟는 것도 좋아하지만 커다란 창밖으로 눈이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해요. 밖은 추우니까요. 겨울만큼 따뜻한 라테가 어울리는 계절이 있을까요? 당신의 손만큼이나 따뜻한 라테를 마시며 바라보는 겨울 풍경이 더는 아름답지 않은 건 당신이 없어서겠죠. 당신의 온기가 그리워서겠지요.
계절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은 예고도 없이 불현듯 떠올라요. 무료하고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는데 무참히 무너져요.
당신, 잘 지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