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어둠과 하우스의 빛, 김연덕
생일의 풍경을 떠올려본다. 어릴 때를 제외하고는 조용히 지나갔던 것 같다. 동생과 이틀 차이라서 외로이 쓸쓸하게 보내지는 않았고 생일이 다가오는 주간에는 약간의 설렘이 있었다. 태어난 것만으로도 축하받는 날이니까.
또 한 편 태어나길 잘했다고 마냥 기뻐하지 못했던 날들도 있었다. 내가 태어남으로 인해 엄마의 인생은 멈췄다. 어떤 탄생이 누군가의 불행을 야기하는 날이 되기도 한다. 나는 그렇다고 믿었고 지금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불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므로.
그러나 오롯이 불행하지는 않다. 돌아보면 좋은 날들도 많았으니까 말이다. 물론 아닌 날도 많았겠지.
잔잔하게, 고요하게, 그러나 너무 가라앉지는 말고
계절이 흐르는 대로, 느리더라도 천천히 가고 싶다.
뾰족함보다는 다정함을 품에 안고서.
불행 속에서도 잘 버티고 견뎌온 나를 기특하게 여기면서.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거라는 믿음을 깨트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조금 전의 촛불을 아직 기억하는 케이크를
파자마 입은 가족들과 나눠 먹으면서 타버린 초의 심지가 테이블 끝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유리문 밖을 바라보는 걸 멈출 수 없었다
_ 비좁은 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