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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 Jun 17. 2024

036. 사랑해서 애틋한


애틋하다

1.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하다.

2.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


가만히 손잡을 때.

차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목소리.

바닷가를 걷는 순간.

사진 찍는 뒷모습.

손등에 입 맞추던 순간.

맛있는 걸 먹을 때 불룩해지는 볼.

웃으면 반달처럼 휘어지는 눈.

기분 좋은 발걸음.

오롯이 책에 집중하는 순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마주한 아름다운 야경.

등을 쓰다듬으면 터져 나오던 웃음.

꾹꾹 눌러쓰는 편지.

해지는 풍경을 나란히 바라보던 순간.

슬쩍슬쩍 훔쳐보는 눈길.

손이 꽁꽁 얼어버릴 것 같던 산속의 별.

등 뒤로 느껴지는 숨결.

어둠 속에서 빛나던 눈빛.

밤을 지새우던 메시지.

파도에 둥둥 떠다니는 튜브.

안으면 포근했던 품.

모래사장에 쓴 고백.

꽃이 져도 아름다웠던 벚꽃길.

빗소리와 책과 필사.

비가 오는 바다.

눈 내리는 숲.

바람 부는 나무 아래.

만개한 꽃으로 둘러싸인 절.


사랑해서 애틋한.

사랑해서 그리운.

사랑했던 풍경.

사랑했던 순간.

사랑했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파도에 휩쓸리듯 흩어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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