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여백을 채우고
문득 돌아보니 지나 보낸 시간들이 긴 투병생활이었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4년 6개월의 침대생활
더하기 2년의 수술 시도
더하기 1년 6개월의 재활생활
8년 가까운 세월을 그렇게 지나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문턱에서 사직서를 다시 서랍에 넣고 가족들이 있는 곳에 잠시 왔습니다.
헤어질 때는 건강 때문에 결심해서
생각하지도 못한 이별의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이제 돌아가려고 하니 그간 병원비용이 빚더미가 되어서 발목을 잡습니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감사하자.. 다짐하지만
살면서 이런 일을 겪게 될지 짐작조차 못했으니 어찌 하겠습니까?
브런치에 도전하던 의지는 뒤로 한채 요즘 돈이라도 좀 벌어볼 요량으로
각종 공모전에 응시하고 있는 자화상을 보자니
울컥하는 심정입니다.
한때 사람의 마음에 젖어드는 글을 써보겠다던 문학소년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이제는 사냥꾼마냥 글을 쏘아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또한 엉터리 사냥꾼이라서 제대로 수확하는 일도 전무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살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선을 넘지 않을 정도로 몸부림치기를 기도합니다.
인생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지만
이런 휴가도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올 해를 마무리 하면서 2024년에는 새롭게 되살아나 돌아오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