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처럼 영양이 부족한 산모가 별로 없는 시대다 보니 요즘 산부인과에서는 체중관리를 하라고 하는 편이고, 저도 밥보다 아이스크림이 땡기는 10개월을 보냈지만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했죠. 이제 기나긴 임신 기간의 끝이 보이면서 저 또한 많은 산모들이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연분만이냐, 제왕절개냐?
최근에는 자연분만이라고 하면 약물을 전혀 쓰지 않고 분만하는 자연주의 출산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어 질식분만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자연주의 출산 같은 건 생각도 하지 못했고요, 오히려 임신 초반에만 해도 주변 친구들의 괴담에 가까운 출산 후기를 듣고 또 듣다 보니 '난 주저없이 선택제왕 수술을 하겠어!' 라는 마음이 굳건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이상한 게, 막상 때가 되니까 슬금슬금 순산 후기가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배가 좀 아프다 싶어서 버티다가 병원에 갔더니 30분만에 애가 나왔어요!
모든 일이 끝난 지금 저런 사례는 로또 같은 경우라는 것을 알지만 그땐 실낱 같은 희망이 들었죠.
어머 혹시 내가?
게다가 담당의는 콩이 빨리 내려올 것 같다며, 골반도 좋은 것 같다며, 예정일보다 빨리 낳을 지 모르니 걷기운동을 부지런히 하라며 저를 독려했습니다.
슬금슬금 자연분만에 도전해 볼까,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제왕절개의 흉터가 크고, 켈로이드가 남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다기에 더욱 그랬죠. 평소 운동량이 좀 있으면 더 수월하다는 말도 들었고요.
그러다 보니 어어 하는 사이에 벌써 38주가 되었습니다. 선택제왕은 보통 38주차에 날짜를 잡는데 이미 해당 주수에 접어든 거지요. 그런데 예상외로 갑자기 양수가 좀 줄었다는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39주차에 진통이 시작되지 않으면 유도분만을 하자는 결정이 내려지게 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엄마들이 있다면 아실 겁니다.
초산 유도분만이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걸요!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담당의 의견이 그렇다니 따르기로 했고, 가까운 친구 중에 유도분만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기에 그 전에 콩 녀석이 알아서 빨리 나오기를 기대하며 아기가 빨리 나오게 한다는 행동은 다 했습니다. 걷기, 스쿼트하기, 계단오르기, 요가 등등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