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0월 아기랑 삿포로 # 5
여태까지 콩과 우리 가족의 여행사를 보면, 돌도 안 된 상아기 때부터 시작해서 28개월 베이비가 된 지금까지 베트남 1번, 태국 3번, 그리고 마지막이 이번에 다녀 온 일본 여행이었다.
동남아만 신나게 다니다가 처음으로 다녀온 일본 여행의 감상을 공유하자면 큰 단점 2가지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택시 타기가 애매하다.
동남아 여행의 최대 장점은 택시가 저렴하여 이동수단에 대한 걱정을 거의 할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대중교통이 매우 발전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랑 대중교통 타기가 쉽지 않은데 여행지에서라면 더욱 그렇고 짐까지 있다면 설상가상. 앞으로 일본에 가게 된다면 차라리 아이가 좀더 크면 가거나, 미련없이 택시를 잡거나, 아니면 차라리 렌트를 하는 게 낫겠다는 다짐을 했다.
2. 아이 먹을거리/놀거리를 잘 생각해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과장을 조금 보태 일본 - 스시 - 온천 = 0 이었다. 그런데 아이랑 가면 스시도 라멘도 먹을 수 없고 사이드 메뉴에서 아이가 먹을 만한 것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게 늘 수월하지는 않았다.
이건 아이가 조금만 크면 극복 가능한 부분이긴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아이가 그나마 맛있어 하며 먹은 음식이 감자튀김이나 빵 따위이다 보니 재미도 없는데 맛도 없는(!) 여행을 시킨다는 나만의 미안함이 가중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아이는 온천물에 들어가기도 너무 어리니 부부가 번갈아 가며 온천욕을 하긴 했으나 이 나라의 매력을 느끼기에 아이에겐 여러모로 허들이 높다는 느낌.
같은 일본이라고 해도 아이랑 가기 좋다고 정평이 나 있는 오키나와라면 상황이 다를 것 같다. 실제로 오키나와에 어린아이를 동반하고 다녀온 지인들은 대체로 만족했고, 역시 아이와는 휴양지 여행이 가장 무난하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어른으로서는 쇼핑하기도 좋고, 아직 엔저의 메리트도 조금은 남아 있으며 비행거리도 짧아 휴가를 조금만 써도 되는 완벽한 여행지지만 나에게 다시 물어본다면 당분간은 휴양지 위주의 여행을 다닐 것 같고, 일본에 굳이 간다면 오키나와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아이 맞춤형으로 키즈 프렌들리한 일정을 잘 짜서 다녀올 것 같다.
그래도, 그래도 우리 재밌었지, 콩...?(왜 답이 없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