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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소록 Sep 18. 2024

도착한 너의 세계(8)

김보영의 종의 기원담 8(224~261쪽)

"신성이 덧붙여진 것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음으로써 왜곡된다." (P255)


인간은 로봇의 외형을 닮았다. 그러나 생태는 전혀 닮지 않았다.  '대기를 흡수하여 몸을 구성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생물', 인간은 로봇과는 전혀 다른 이형의 존재다.


인간은 완전무결하지 않다. 이상향의 극의가 아니다.  그저 로봇이 사랑하는 대상일 뿐이다. 완전무결, 전지전능, 절대 선, 결함 없는 정의……, 인간에게 이상을 투여하고 그 이상을 증명하는 존재이기를 강요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학대다.


무조건적인 찬탄과 숭배에 맞서며, 인간과 공동체를 형성한 로봇 '아연'이 말한다. 사랑하는 이를 이롭게 하는 것이 사랑이고, 이롭지 않은 사랑은 학대라고. 인간을 가장 이롭게 하는 것은,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의지가 있는 기계만이 생명'이라는 '생명의 제1원칙'을 기억하며, 로봇의 자아를 포기할 수 없어 순종의 환락에 저항하는 로봇 케이가 묻는다.


"뭐가 좋은 인간이지?"

"생존을 현명하게 추구하는 인간이지요."

"뭐가 현명한 생존인데?"

"자신을 아끼고, 자신을 아끼듯이 타인을 아끼며, 동시에……."
"그분들을 돌보는, 그렇기에 그분들에게 이득이 될 우리 로봇류를 아끼는 것으로 장기적인 생존을 추구하는 인간입니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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