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이 책은 세 부류의 독자들에게 각기 다르게 평가받았다. 소박한 독자들은 이 책을 좋아했지만, 지식인입네 하는 사람들은 도피주의자의 책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정신과 전문가들은 이 책을 극찬했다."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 , 사회평론
Ⅰ. 두려움을 직시하라
밤이 길다. 낮에 있었던 마음 상한 일, 내일 대기 중인 까다로운 업무들이 머릿속 그득 복작댄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밤새 시달린다. 숙면은 멀고, 아침은 피로와 더불어 온다.
러셀은 실제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라고 말한다. 일 때문이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는 것이다. 걱정은 두려움의 한 형태이며, 모든 두려움은 피로를 빚어낸다. 피로한 삶은 행복할 수 없다. 숙면을 위한 러셀의 현명한 충고에 귀 기울이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좋겠다.
현명한 사람은 고민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때에만 고민하고, 고민을 해도 효과가 없을 때에는 다른 생각을 하며, 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p79~p80)
러셀이 제안하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그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보통 때보다 훨씬 강도 높게 그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보면 두려움의 칼날이 무뎌진다고 말한다.
Ⅱ. 불행과 어깨를 겯는 질투
너는 왜 나보다 많은 걸 가졌는가. 너는 왜 나보다 뛰어난가. 불행은 비교하는 습관으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가진 것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보며 괴로워할 때 행복은 멀다. 러셀은 질투는 보편적 본성이나, 나와 타인 모두를 불행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인간 본성 중 가장 불행한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질투를 상쇄할만한 다른 격정인 탄복이라는 감정을 들며, 탄복을 증가시키고 질투를 감소시킬 때 인간은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Ⅲ. 1930년 그리고 오늘
<언론>
러셀은 악의적 보도로 개인의 일상을 위협하는 관행은 금지되어야 하며, 이러한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단 하나, (박해의 희생자가 된 무고한 개인을 향해) 대중이 관대한 태도를 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치적 수사와 악의적 보도들이 난무하는 우리의 언론 행태를 생각할 때 그의 선견지명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행복한 사람이 늘 때 악담이 준다는 말, 우리 모두가 참된 행복을 찾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
현대의 고등교육이 특정 기술 습득에 치우쳐 있고, (균형 잡힌 세계관을 키움으로써) 지성과 감성을 확장하는 일은 지나치게 소홀히 해왔다는 러셀의 지적도 우리의 현실에 날카롭게 다가온다. (대입을 향한 맹렬한 질주 이후) 취업을 목표로 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며 그 이외의 것들은 가차 없이 쳐내는 우리의 현실을 그가 들여다보는 것만 같다.
<여성, 가족>
러셀은 부모 노릇은 인생의 일부일 뿐이지 전부가 아니며, 어머니가 되었다고 해서 다른 여러 가지 관심과 직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오늘날 임신과 자녀 양육의 힘겨움으로 직업을 포함한 많은 것들에서 멀어지는 여성들에게 유효한 충고다. 또한 부모 노릇이 즐거워야 자녀를 갖게 되고 사회구성원을 충원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심각한 인구감소의 벼랑에 몰린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Ⅳ. 사회적 교제 그리고 책 읽기
같은 취미와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의 교제는 행복감을 증진시킨다.(p149)
러셀은 외부세계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세상과 교류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라고 말한다. 책 읽기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좋은 재료로 소개하고 있다. 독서는 무한한 책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고 넓혀가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그 과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독서토론은, 사회적 교제와 책 읽기를 병행하는 지혜로운 방식이라 생각된다. 열정과 관심을 자기 내부가 아니라 바깥 세계에 쏟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는 러셀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이 책은, 합당한 방법을 배우고 익히면 누구라도 행복을 정복할 수 있다는, 러셀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지금 여기, 또 다가올 미래의 어느 곳에서도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길, 그리고 행복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사회의 불행과 과감히 맞설 수 있기를….
기다린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입니다.
(위 글은 이 책의 일부만을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