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 지음
원래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시간을 잘 관리하고 싶기도 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간관련해서는 프랭클린 플래너부터 시작했었다. 그러다가 나비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3P바인더를 썼었다. 3P바인더로 시간관리를 한 것을 토대로 통계청 수기 공모전에 글을 써서 내고, 장려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PDS 다이어리도 잠깐 써봤지만 지금은 시간관리 다이어리는 쓰고 있지 않다. 지금은 1년 치 데일리 다이어리를 구입해 놓고 그날 해야 할 일을 적어 놓고 체크하는 수준이다. 너무 시간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기록이라는 세계라는 책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기록하고 어떤 걸 적는지 궁금해서 읽어봤다. 작가는 리니라는 분이고 책에서는 25가지 종류의 작가가 기록하는 것을 알려주고 그걸 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 가르쳐 준다.
일기, 포토로그, 건강기록, 만다라트 계획표, 여행기록, 온라인 기록 등 작가는 많은 기록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작가의 기록 템을 소개해주는데 관심 있어 보이는 제품을 나도 구입했다. 평소 나도 제트스트림 0.5mm 볼펜을 사용하는데 제트스트림 엣지 0.38mm를 사용한다길래 구입했다.
리니 작가의 기록 습관 중 나도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일기 쓰기다. 일기는 항상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면 '이걸 대체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쉽게 포기하던 글쓰기였다. 리니 작가마저도 매일 쓰진 못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작가는 일기를 쓰려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생각해 보면, 일기를 쓴다는 건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는 증거예요.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없다면 굳이 오늘을 기록할 이유도 없을 테니까요. 매일 쓰지 못할 때도 있고 한 줄 겨우 쓰는 날도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 일기장을 펼쳐요. 이 작은 기록들이 저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걸, 일기장 속에 쌓여가는 하루하루가 모여 새로운 희망이 되어준다는 걸 아니까요.'
나는 이 작은 기록들이 하루하루 모여 새로운 희망이 된다는 것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구절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생각해 보면 내 정체성은 작은 행동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리고 그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 무시하지 못할 추진력이 생긴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새벽 5시 반 알람을 듣고 일어나기가 정말 싫었다. 일어나서 달려야 하고, 달리면서 매일 듣던 일본어 애니를 들어야 하고, 샤워해야 하고, 책을 3권 읽어야 하고.... 운전해서 출근도 해야 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하기 싫은 이유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마지막에 든 생각은 이랬다. '2월 내내 하루도 안 빠지고 뛰었는데 오늘 쉬려고? 그냥 일어나 보자' 2월 내내 하루도 안 빠지고 뛰었다는 과거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오늘의 내가 일어나는데 힘을 줬다. 그동안 뛰어온 날들이 오늘의 날 일어나게 만들어 준거다. 샤워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 하루하루가 쌓이니까 이젠 뛰기 싫을 때도 그냥 일어날 수 있게 되는구나. 작은 행동은 관성을 만들어내고, 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는구나'
일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하루하루의 기록이 쌓여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줄거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호보니치 5년 일기를 최근 구입했다고 해서 알아보니, 꽤나 좋은 일기장 같아 보였다. 그래서 배송비포함 8.5만 원에 일기장을 구입했다. 5년 동안 열심히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기록이라는 건 거창하지 않다. 완벽할 필요도 없다. 정해진 틀이라는 것도 없다.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쓰면 된다. 대신 꾸준히 쓰는 게 좋다. 계속 꾸준히 쓴 글들을 세상에 조금씩 드러내면 콘텐츠가 된다. 콘텐츠가 쌓이면 수익이 발생된다. 거창하지 않은 사소한 기록들이 모여 결국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
그냥 쓰자. 오늘 있었던 일을 써도 좋고, 외국어 필사를 해도 좋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리 적어도 좋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써도 좋고, 좋은 구절을 적어도 좋다. 매일 하는 운동 루틴을 적기도 하고, 그날 먹을 약을 잘 챙겨 먹었는지 써도 좋다. 사소한 기록이 모여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