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이료 지음
그냥 눈에 띈 책이라 구입했다. 제목은 정욕. 바른 욕망이다. 역시 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바른 욕망이란 건 올바른 성욕? 정도로 생각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아마 우리가 일반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성욕에 대한 생각이다. 남자는 여자를 원하고, 여자는 남자를 원하는 성, 이것을 우리는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성욕이 없고, 다른 성욕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쓴, 그들은 얼마나 고독한 삶을 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소설에선 물에 관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수도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 물풍선이 터질 때 느끼는 욕구, 이와 같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느끼는 일종의 고통들이 묘사된다.
사회에선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나와 다름을 이해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목소리의 이면에는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욕구만 들고 나와. 그래야 이해할 거야'라는 게 담겨있다. 나와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어디까지일까? 알 수 없기 때문에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은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수면욕, 식욕과 더불어 3대 욕구라고 할 수 있는 성욕이 다른 식으로 표출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성욕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는 이야기? 이성친구를 만나는 이야기? 결국 없다. 그들은 그냥 그들만의 방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
물에 관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연대를 맺으며 살아가려는 시도를 하다,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범죄로 묶인 채 소설이 마무리된다. 그들은 얼마나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자신의 욕구에 대해서. 결국 평범한 우리들은 아무렇지 않게 우리의 성욕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니며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설령 그것이 범죄가 아니더라 할지라도. 입밖에 내뱉을 수 없는 성욕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해하려 할 수도 없다. 사실 사람이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를 설명하려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났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읽으면서도 자꾸만 외면하고 싶은 주제였고,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새 다 읽게 되었다. 누군가를 옹호하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지도 않다. 왜인지 외면하고 싶은 그런 주제였던 것 같다. 그냥 모른 채 하고 살아가고 싶은, 무책임한 내 내면이 드러난 소설이었다. 작가는 그걸 나한테 지적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