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란 말에 대해

자칫 무책임한 말이 될 수도 있는 말

by 하크니스

나는 자기 계발서 덕후다. 덕후라고 인정하고 가야 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많은 자기 계발서 작가는 이런 이야길 한다. '나도 할 수 있었다. 너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말이다. 물론 이 말은 내게 엄청난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나보다 더 찢어지게 가난했던 사람이 지금은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사는 모습을 담은 자기 계발서를 보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위로도 받고 동기부여도 생긴다.

그랬던 책 중 하나가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이었다. 미라클 모닝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6가지 행동(명상, 확신의 말, 시각화, 운동, 독서, 글쓰기)을 하는 것이다. 엄청난 빚을 지고 폐인처럼 살던 할 엘로드가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면서 그 빚을 말도 안 되는 시간에 갚아버리고 울트라 마라톤도 완주했다. 그때의 경험을 가지고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써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글의 요지는 바로 '나 같이 폐인처럼 살던 사람도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면 너도 해낼 수 있어!' 나는 무척이나 고무돼서 새벽 5시에 일어나 그 여섯 가지 습관을 지켰다. 약 40일 정도 실천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걸 느끼진 못했다. 물론 나중에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낙담의 골짜기'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더 실천했다면 결과는 그때 달라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이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손수현 씨가 쓴 악인론을 보면 저자는 정신과약을 20알 정도를 매일 먹고 있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 나 같은 사람보다 당신이 훨씬 상태가 더 좋다. 당신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메시지를 들으면 그 순간에는 바로 동기부여가 되고 열심히 살고 싶어 진다. '그래 나도 할 수 있어!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가 상당히 힘들다.


할 엘로드와 손수현 씨는 해냈는데 왜 나는 그렇게 되지 못했을까? 열심히 하지 않아서였을까? 방법이 틀렸을까?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애초에 할 엘로드와 손수현 씨는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이었다. 이걸 느꼈던 건 할 엘로드의 후속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할 엘로드가 당시 폐인으로 살게 되기 전, 할 엘로드는 이미 20대 초반의 나이에 미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영업사원이었다. 시작부터 그냥 최고였던 사람이었다. 미라클 모닝을 하기 전부터. 원래 성공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성공을 했던 사람이, 슬럼프에 빠졌다가 그걸 극복한 것이다(물론 그 슬럼프가 목숨을 잠시 잃었을 정도의 대형사고였고, 경제적으로도 아주 힘든 상황이었던 건 인정한다). 하지만 원래 최고였던 사람이 다시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과정과 애초에 성공해 본 적도 없는 내가 최고의 영업사원이 되는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똑같은 미라클 모닝을 실천에 옮겼어도 애초에 할 엘로드와 나는 너무 다른 사람이었다.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때문에 '나도 할 수 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은 동기부여엔 정말 좋은 말일지 몰라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어쩌면 부담스럽고 무거운 말일지 모른다.


사람은 다 다르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도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할 수 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란 말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의 책을 따라 하다 별로 달라지지 않는 나를 보면 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아 역시 난 뭘 해도 안되는구나..'하고 자책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가 느낀 건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 맞는 방법이 있거나, 방법을 바꿔 내게 맞는 방법으로 체득해야 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내 삶이 나아진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내가 자기 계발서를 쓰게 된다면 '나는 이렇게 해보니 좋았다'라고 이야기할 생각이다. 부담을 내려놓고 작은 행동들을 따라 하게 만들 것이다.


바로 성공할 수 없다고 해서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는다던가, 읽고 실천에 옮기지 않는 건 아니다. 자기 계발서를 읽는 것 자체가 현재 상태에서 더 좋은 상태로 변화하고 싶기 때문에 읽는 것이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 이미 의미가 있다. 동기부여받고 20일, 30일이라도 실천하며 달라져도 좋다. 안 해봤던 행동을 새롭게 시도해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도 있다. 같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더라도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동기부여 방법이자, 나를 가장 낙담하게 만들었던 기적의 문장인 '나도 할 수 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이제 나는 이렇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너는 그렇게 성공했구나! 나도 한 번 따라 해볼게,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아. 네가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게. 너와 나는 애초에 다른 환경에 살아왔고 다른 생각을 해왔던 사람이었다는 걸 이해해. 다른 길을 걸어왔고, 다른 결과물을 냈던 애초에 다른 사람이라는 걸 분명히 인정해. 네 방법을 따라 해보고 내게 맞는 방법으로 바꿔볼게. 그렇게 해서 어제보다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달라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리고 좋은 조언을 해줘서 고마워!'


이게 내가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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