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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 Feb 18. 2019

P과장님의 커리어 상담소

간호사 면허와 마케팅은 공존할 수 있을까? 일잘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어느 금요일, 강남의 한 삼겹살집에서 P과장님의 커리어 상담소가 열렸습니다. 


의뢰인은 모니 사원. 본래 이 자리의 목적은 곧 있을 마케팅 인원 채용 시, 어떤 역량의 팀원을 뽑아야 하는가? 였지만, P과장님께서 "모니씨는 어떤 분야의 마케팅을 하고 싶어요?"라고 질문하는 순간, 갑자기 분위기 상담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갑자기 열린 P과장님의 커리어 상담소.


먼저 상담자를 소개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오늘의 상담자 P과장님은 모니 사원이 선망에 바라 않는 마케팅 능력자. 과장님은 모니 사원이 브런치에 글을 끼적거린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시기에 이력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얼마든지 몸값 높여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할 수 있음에도 하고 싶은 것이 있어 우리 회사에 오셨다. 정도로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간호사 싫다고 도망쳐 온 모니 사원을 면접에서 보시고 마케터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모니 사원은 메디컬 팀이 아닌 마케팅 팀에서 일하게 되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본격적인 커리어 상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참고: 이 전 글 "다들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나만 빼고"를 읽고 보신다면 글의 흐름이 더 좋습니다.)






Q. 지금 하는 일이 재밌고 앞으로 마케터로서 커리어를 쌓고 싶지만, 한 편으로는 제 간호사 면허와 경력이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 간호사 면허를 헛되지 않게 하는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A. 마케팅으로 커리어를 쌓을 것이라면 미안하지만 간호사 경력은 직접적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으로 경력을 더 쌓아가면서 백그라운드를 활용해 헬스케어 전문 마케터가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지금 모니씨가 하는 커리어 패스 설계, 사실 무용한 일입니다. 커리어를 설계하고, 그 설계대로 단계를 밟아나가고 싶다고 하고 있는데, 알다시피 사람일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마케팅의 영역은 정말 넓어요. 때문에 앞으로는 여러 가지 분야를 경험하면서 내가 어디에 잘 맞는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 자연히 알아가게 될 거예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만나고, 성과도 낸다면 계속해서 비슷한 일을 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이 모일 때, 전에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커리어가 뻗어 나갈 수 있어요. 그래서 커리어 설계는 의미가 없어요.


저도 지금 이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사실 전에 하던 일은 마케팅 중에서도 지금과 아주 다른 분야의 일이었어요. 하지만 여러가지 일을 하다 보니 자연히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생기게 되었고 레퍼런스도 그쪽으로 쌓이면서 좋은 기회에 이직을 하게 되었죠. 모니씨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예요.



Q. 일을 잘하고 싶어요. 그런데 규모가 작은 우리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A. 대행사에 있다고 해서 일을 잘하고, 인하우스에 있다고 해서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 모니씨는 관련 경험이 부족하고 실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맡기는 어렵죠. 지금은 모니씨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을 쪼개서 떼어주고 있기 때문에 더 와 닿지 않는 것일 수 있어요. 하지만 나중에 경력이 더 쌓이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맡게 되면 훨씬 마음가짐이 달라질 거예요.



Q.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일잘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부라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잘하고 싶으면 케이스 스터디, 리서치를 많이 하세요. 오늘 했던 리서치, 오늘 했던 케이스 스터디가 당장 쓰이지는 않을지라도 이런 경험들이 배경지식으로 쌓여 어느 순간 빛을 발하는 때가 옵니다. 또, 리서치는 하면  할 수록 업계에 대해 아는게 많아집니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나중에 본인의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낼 수 있겠죠.


마케팅 잘하는 법. 이런 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책과 실무는 다르고,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건 무엇보다도 실무에서니까요. 모니씨는 관련 전공지식이 없어서 불안하다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전공책을 봐도 당장 실무에 도움될 만한 것은 없거든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일하세요. 얻을 게 많을 겁니다.






P과장님께서 해주시는 조언, 참 감사했습니다. 요즘 고민하고 있었던 것들이었기에 제게 더 깊이 다가온 것 같기도 해요. 과장님이 해 주신 말씀을 곱씹다, 다른 분들과도 나누고 싶어 브런치에 정리해 둡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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