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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찬 Dec 31. 2021

미국의 3대 캐년은 캐납(Kanab)에서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봄과 같이 따스한 날씨가 연속인 달라스(Dallas)는 겨울다운 겨울을 만나지 못한 채로 펑 내리는 눈을 사무실 안에서 바라보면 눈이 뒤덮인 하얀 겨울을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고 있습니다. 음식에는 양념이 제대로 들어가야 맛나는 것처럼 계절도 제 맛이 있어야 그 향기로움이 절로 나는 법입니다. 그래도 낭만이란 양념을 무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는 아직 겨울다운 겨울을 느끼지 못하기에 한편으론 잠시 안타까운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따스한 겨울이야 말로 얼마나 멋진 선물인가? 삶의 무게를 이기느라 세포마다 아직은 시린데 아침 햇살이 수많은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간혹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가슴을 시리게 해도 흔들리지 않을 따스함이 서로를 의지하게 하니 즐거울 뿐입니다. 


  그랜드 캐년 스테이트(Grand Canyon State)인 애리조나 북쪽의 마지막 도시인 페이지(Page)를 지나 89번 도로를 따라 1시간15분 정도 북서쪽으로 운전을 하면 주 경계선을 지나고 유타주 남쪽의 첫 관문인 인구 5천명 정도의 작은 도시인 캐납(Kanab)을 만나게 됩니다. 작은 도시이지만 이곳은 애리조나의 붉은 색 광야의 색깔이 아직도 생생하게 도시의 주위를 감싸며, 울퉁불퉁한 바위산을 둘러 범상치 않은 유타주의 새로운 이미지가 시작되는 도시임에는 분명합니다. 특히 이곳은 미국의 주요 캐년들을 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여행하기엔 안성맞춤인 도시입니다. 

미국의 3대 캐년인 자이언 캐년,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신이 왜 이렇게 한 나라에만 멋진 절경을 허락하셨을까 할 만큼 수많은 절경을 안고 있는 미국에는 수많은 캐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미국의 3대 캐년이라고 일컫는 곳이 이곳 애리조나와 유타주의 경계선에 몰려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그랜드 캐년과 자이언트 캐년, 그리고 브라이스 캐년을 말하는데, 실제로 이곳을 여행해 보면 사람들이 왜 이곳을 다니며 그렇게 열광하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이 모두들 버릴 것 하나 없이 완벽한 구도에다 웅장함과 섬세함 등 모든 것을 갖추었으니 말입니다. 이 캐년들은 애리조나와 유타의 경계선에 몰려 있어 캐년을 여행하고자 하는 분들은 이곳 캐납에서 시작하여 세 곳을 여행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여행 일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신의 정원이라고 표현하는 자이온 캐년과 신의 섬세함이 서려있는 브라이스 캐년

  

  캐납에서 북서쪽 1시간 거리에 신의 정원이라고 표현하는 자이온 캐년이 위치해 있고, 8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시간 30분 거리에 신의 섬세함이 그대로 내려온 브라이스 캐년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랜드 캐년 노스림

  

  그리고 남쪽으로는 그랜드 캐년을 접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그랜드 캐년 하면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캐년의 사우스림(South Rim)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곳 캐납에서 남쪽으로 2시간 정도를 운전하면 그랜드 캐년에서 가기 쉽지 않은 곳인 사우스림 보다 해발고도 1000피트가 더 높은 8000 피트의 노스림(North Rim)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노스림은 5월 중순에 오픈하여 10월 중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여름 시즌을 통해 여행하는 편이 좋을 듯싶습니다. 


Coral Pink Sand Dunes State Park, Moqui Cave, 그리고 Lake Powel


  또한 케납은 ‘작은 헐리우드’ (Little Hollywood) 라고 표현할 만큼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인 The Lone Ranger, Planet of the Apes, Gunsmoke, El Dorado, Stagecoach, The Outlaw Josey Wales 등이 촬영된 곳으로 많이 알려진 곳입니다. 케납 주위에 산 속에 숨겨진 거대한 사막인 Coral Pink Sand Dunes State Park과 공룡의 발자국이 오랜 역사의 흔적을 설명하듯 조용히 숨어있는 Moqui Cave,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 파월호수(Lake Powel)를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유타주 여행의 전초기지와 더불어 서부극이나 지구를 벗어난 행성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곳으로 많은 영화 촬영자들이 호감을 갖는 곳입니다. 


  유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도인 솔트 레익 시티(Salt Lake Sity) 주변에 몰려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 사람이 사는 흔적을 발견하기 쉽지 않은 유타주에서 만난 케납의 신선함은 어쩌면 유타 여행에 좀더 새로운 길을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캐년을 사랑하고 찾고자 하는 이들에겐 중요한 여행의 출발지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조물주의 위대한 예술작품 안에 오랫동안 비와 바람에 씻기어 완성체로 다가선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에 보다 겸손해진 자신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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