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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pitere 하늘색 홍채 Oct 25. 2020

【고흥의 지속가능성】

【미래는 명불허전이 아닌 진정성으로 이어진다.】

 아침의 기대로 잠은 새벽녘에 이르게 달아났고, 예정된 약속 장소인 광주역으로 발걸음으로 옮겼다. 고흥 애도를 가는 길은 그렇게 기대 속 포부와 함께 다가왔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모친의 걱정 어린 섬세함에 더한 신체 예보를 존중하며, 조끼에 겨울 등산복 차림의 외출을 감행하였다.

 시간을 착각하여, 한 시간 빠른 6시 50분 전에 광주역에 도착하였고, 갑작스러운 광경에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역 앞에서 주변을 살피는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여러 산행팀의 버스가 6시 50분을 넘겨 도착하였고, 무소식의 산행팀에 문자를 날렸으며, 동행자분에게도 전화를 걸어 여쭈었다. 시간을 착각한 누는 기다림 속, 동행자 분을 더하는 겸허함을 품게 되었고, 겸손함에 고흥행 산행팀을 뵈었다. 잠깐의 사색에 광주역은 공원을 품은 커다란 데크로 친근하게 드리웠다.

 낯선 만남에도 공감대로 훈훈하였고, 인자순지의 훈풍은 많은 명당이 화답한 차창 풍경의 연속이었다. 위성 발사대의 옛 명성은 고스란하였고, 그곳에는 전망대가 대신하였다. 고흥은 다도해 지역으로 섬이 많았고, 투자자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연륙교가 잘 갖추어졌다. 용바위에 기원을 모은 고흥 토박이들의 정성은 하늘을 감동시켰는 지, 지속가능성의 매력을 발산하였다. 승천을 감행한 두 용의 경쟁에서 사자의 지원을 받은 백룡이 웅비•포효하며 하늘을 울렸으며, 보은의 덕은 후덕하였다.

 점심에 일행들께서 베푸신 인정으로 배는 불렀고-배를 타고 들어가게 된 복선-, 사라진 위성 발사대는 과거의 기술과 함께 서편으로 저물었다. 소외된 마음을 표방한 쑥섬은 소박하고, 소탈한 멋을 자아내었으나, 지역민은 출렁다리라도 놓였으면 하는 간절함에 애달픔이 서리었다. 묘도(고양이섬-보은의 상징성)가 쑥섬이 된 이치는 지난날의 텃새에 대한 후회 속, 화해의 제스처였고, 동행인은 동편의 섬을 밴치마킹하길 바라시는 안타까움이셨다. 쑥스러워 소박함은 소박맞은 여인네의 억울함이라 여겨졌고, 경제성 없는 사업에 지역 상품(질 좋은 생선 중 서대)에 아량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동쪽의 일출은 서쪽의 '다도해'를 거꾸로 읽으면 '해돋아'로 해가 서쪽에서도 뜨는 이치를 이해하는 계기를 불러왔다. 언젠가 쇄국은 망국으로 치닫지만, 오롯한 소심에도 자세히 보면 예쁘다는 쑥섬의 야생화와 같은 호소가 지난날을 화합과 상생 화엄을 품게 한다. 인도 공주가 보내온 나무의 종자를 불갑사에서 아담한 이곳에 옮겨온 스님의 처지가 난처했음을 충분히 납득하는 세심함으로 겸허해지는 오후의 해넘이였다.

경제성을 감안하여, 평범한 연도교(출렁다리)보다는 순간이동이 가능한 테르브릿지가 소박하게 드리우길... 오늘의 감화가 서글픈 눈가의 촉촉함을 스미우는 소매-섬에서 귀한 소를 매어놓은 넉넉함을 역설적으로 비유함- 감싸안아주길... 잃어버린 자산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내달림은 별세로 드리운 분들의 한에 다독임이 넓은 포용임을 인지하고, 조금이나마 좁아지신 이의 어깨에 걸친 지게를 이어받게 한다. 감정의 대립 속 상처와 상흔이 고목에 자리 잡은 옹이의 깊은 의미를 더듬게 한다.

 배려 속 인정은 토박이들의 감정에 따뜻한 인정이 배어들었고, 기득권과 기여분의 흥정은 백제(백룡을 구함)의 옛 지명이 명불허전이 아닌 진리였음을 증명하였다. 서로의 입장차와 지위, 권한 속 갈등의 얽매임 회한에 매무새를 걱정해주셨고, 인고 속 덤덤한 귀갓길이 저녁놀의 붉은 감정 너머 심홍 스님의 표표한 난처함에 울림은 뜨겁고, 의외로 잔잔한 바닷가 물결같이 고우셨다.

 테르기술은 하늘로 솟구치는 미르(용)의 옛 이야기를 품고, 미래로 향한다. 우주는 그렇게 고흥의 품에 안기었다. 높이 흥하는 지명이 여러 연을 겸허하게 이끌고 오롯이 서산 너머 연지를 찍으며 하늘이란 계약서에 손도장으로 매듭지었다(낙조 광경과 배려 속 계약증표). 미래는 관심과 배려 속 영감과 착상의 하모니였음을 재확인하는 발길이었다. 누구나 보고는 손수 찾아봐야 이해하고, 동감하게 된다는 '쑥'하고 마음속에 들어온 쑥섬(웅비란 단어와 상응한 웅녀가 사는 곳으로 표현한 재치 아닐가)이 얘기를 꽃으로 수놓았다. 아침에 야단스런 꽁트와 판토마임으로 당황케 한 운봉스님과 운해스님이 기척을 주며, 오늘을 되짚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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