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upitere 하늘색 홍채
Oct 31. 2020
【조주선사의 마술】
【수리 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
소금이 귀하던 산사에서 식초는 자신을 비우는 마음갖음의 선물이었고, 산사의 발효 기원이다. 초산발효로 영양소 섭취의 균열이 생기자, 조주선사는 금주의 계를 잇는 식을 놓으셨다. 그 또한 달관의 맥으로 시류와 사조에 겸허한 도였다고 하신다.
식초가 피톤치드 속 질소를 만나자 수리가 텄고, 순리대로 춘궁기의 가뭄으로 인한 날카로운 가시가 가셨다. 파의 근기로도 육체를 지탱하기에는 모자람이 있게 마련이었다. 술이 과발효되면 식초가 되고, 초친 놈은 괄대의 대상이었다. 식초와 술의 경계를 넘나든 반숙성은 완숙미의 녹익은 국화보다 설익은 풋호박마냥 영양소에 있어 으뜸이었다고 하신다.
맥아로 띄운 절주(식혜)는 위장술의 근원으로, 산사의 루돌프가 빛을 밝히는 밤 길목, 달만큼 은근하고 따사로웠다고 하신다. 정과 낙이 한통 속이니, 세월은 하늘의 은하수요, 소쩍새는 외로운 달밤의 친근한 자장가였다고 하신다. 볼이 낯 뜨겁고, 코가 발그레하니, 불전에 드린 새벽예불은 해장의 묘미로 하루 일과의 정갈한 공이었다고 하신다.
울력의 근원도 힘듬의 땀방울도 해동청도 아닌 수리의 비법에서 찾은 겸허함이셨단다. 조왕신의 기원도 식초와 수리를 단속한 산사의 깊은 뜻이었겠구나 떠올리게 된다. 피톤치드를 머금고 피어난 피오나 공주의 술 꽃은 장독에 스며든 떡두터비 마냥 가뭄 속 단비로 깨진 독을 채우는 콩쥐의 어여픈 이야기였다.
산이 키운 갖가지 오묘한 약초와 심마니들의 배려에서 얻은 산삼은 말벌을 부르는 단 향이고, 뱀이 눈밭에 뒹굴던 시련 속 추억이라 신다. 최근에는 봉황삼에 알코올 발효을 하면 양주가 되는 이치에, 구증구포와 같이 반숙성을 반복하면 순도 높은 명주가 된다. 한편 공을 모르고, 사도에 물든 승들의 추태에, 고승은 법보시를 하시기로 결심에 섰다. '지눌'께서 중태기로 산통을 낳은 시절의 한이 되풀이되는 찰나다.
우주는 무한으로 확장하고, 갈릴레이 갈릴레오와 같은 장수의 상징을 품고 있는 모성에 대한 그리움의 태고였다. 우주 확장의 너머는 빛을 능가하는 '공'이 깃들었고, 불안을 잠재우는 이면의 무궁한 에너지를 아는 즉, 불과 더불어 술을 멀리하는 근원으로 찾아들게 된다. 숯을 품어 씨꺼먼 기와장이의 온정이 오장치를 극복하는 묘에 이르는 랑데뷰다.
심우도의 흑소는 어떻게 백우산의 도에 닿았을까? 불안감은 유사성으로 불상에 드리는 공덕으로 잊혔고, 삼천배의 공은 휘황찰란한 백옥 같은 피부를 낳은 도공의 손길이었다고 하신다. 불상에 깃든 불안물질은 숙취를 깨우고, 씨꺼먼 육체를 닦는 부처님의 가피셨다.
질소층인 고산에서 우주 에너지에 깃든 묘가 억센 흑소에게는 목우가풍의 청량감이었고, 오해와 오인의 소지는 후대의 암담한 시련으로 숙명통과 누진통, 타심통에서 빚여진 도자기의 보살핌과 이룬 글구의 산통과 산맥도의 풍수였다.
원각의 변명은 동문소학의 뿔난 뿌사리들의 목탁소리였고, 원각사의 도반은 형설지공의 역설을 담고 있는 상흔 속 무등산의 지공너덜이였다. 동그마니 지워진 멍에로 자신의 사주와 상응한 업(까르마)의 공이였다. 함께여서 즐거웠고 보람찼으며, 외로운 시골 밤길을 밝혀준 별들의 세레나데였다.
강이 멍울져, 시린 강이 아픔을 느끼며 통곡의 소리로 얼어갔고, 할머니의 포근한 손길은 밤바람의 세참에도 새참마냥 정겹게 따스했다. 보성강은 주암에 이르러 호수가 되었고, 코끼리 바위는 시방 상주의 묘지에 깃드신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북으로 흐르는 물길을 남으로 돌렸다. 공과 덕은 그렇게 남으로 보시되는 미덕이더라!
외로이 시골집을 지키시는 촌노의 서글픔을 시류는 애달프게 울부짖었고, 연기의 변명도 불심에 이르는 효와 정의 감성에 꽃 피운 시련 속 스님과 조상님, 이웃, 후손의 하모니(할머니)었다. 시도 종도 없는 무한의 삼도굴레는 이야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 태극의 순환과 해탈의 원망도 잊게 하는 사조였다. '태평성대는 어즈버 예인가 하노라'란 글구를 남긴 이는 그러한 섭리를 터득한 '오호 통제'다. 왁자지껄이 그리운 산사는 취암(치암)으로 맥을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