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사람을 닮는다던데,
언제부턴가 군더더기가 많다.
그래서,
그리고,
그리하여,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써둔 글들을 보니 접속사들이 덕지덕지하다.
꼼꼼히 설명해보겠다는 욕심이
구질구질하게 붙어서 구질구질한 글을 만든다.
그래서
그리고
그리하여
다시 써본다.
그렇게 덕지덕지 붙은 것들의 탓은
잘하고 싶었으나 잘하지 못한 마음,
미안하나 미안하다 말하지 못한 마음,
사랑하나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후회,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간이 되돌아온다고 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을 안다
그래서
그리고
그리하여
다시 써본다.
못생겼다고 생각한 글들조차
언제나 나보다 나았다.
나는 내가 써 둔 글만큼도
제대로 살지 못해 비틀거렸다.
내가 내 글들이 못나서 울고 싶을 게 아니라
내 글들이 내가 못나서 울어야 할 일이다.
그래서
그리고
그리하여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밤에도 이렇게 못난 글을 한 번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