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엄마

by 하루달

* 이 글의 진짜 작가는 나의 부모님이다. 딸은 그들이 남긴 유산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나>를 읽었다. 읽는 내내 엄마와 작은 엄마들이 생각났다. 우리 집은 큰집이어서 늘 친척들이 붐볐다. 자주 만나다 보니 작은 엄마, 고모와 친하게 지냈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공유하는 친척들이었다. 심지어 작은 아빠가 나의 손톱까지 깎아준 적도 있다. 그러나 아빠의 부재로 점점 왕래가 잦아들고 특히 엄마가 친척들을 만나는 것을 불편해하고 자식들의 결혼과 함께 자연스레 멀어졌다.


엄마와 작은 엄마는 마치 자매처럼 만나면 수다를 많이 떨었다. 엄마의 말이면 무조건 따르는 착한 작은 엄마, 나를 몰래 불러 용돈을 주거나 양말 선물을 부끄럽게 건네곤 하셨다. 가족들 앞에서 남편을 너무 사랑한다는 말도 자연스럽게 하는 귀여운 분이셨다. 딸이 귀한 우리 집에서 사촌 여동생과 나는 늘 비교의 대상이었다. 무조건 언니를 따라 하라면서 은근히 질투심, 경쟁심도 보이곤 했다. 그런 작은 엄마도 작은 아빠의 죽음으로 왕래를 끊고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가셨다. 엄마도 그런 모습을 보고는 이해를 하는지 아무 말도 안 하셨다.


작은 엄마는 엄마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서운하지 않다. 그저 이렇게 글로 추억함으로써 엄마를 대신해 아름다운 인사, 고마움만 전하고 싶을 뿐이다. 유산처럼 쌓인 우리의 사랑은 그 어떤 시련도 상처도 이기는 것 같다. 불현듯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또는 추억을 약으로 삼아 오늘을 견디며 또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는 작은 엄마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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