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달 Jan 18. 2024

태국은 처음이야

여기는 쨔런끄롱

여기는 쨔런끄롱이다. 마침 브런치에서 본 힙지로가 있는 곳이다. 이 글대로 산책하기로 마음먹었다. 호텔 조식을 포기하고 방콕 사워도우 1등 맛집이라는 호주식 브런치 카페에 도착했다. 막 구워낸 따끈따끈한 사워도우가 가득 있긴 하지만 둘이 먹기에는 너무 크다. 크로와상과 아보카도와 샐러드가 있는 샌드위치와 사발로 담긴 라테를 주문했다. 바삭바삭하고 소스와 잘 어울리는 맛이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의 향도 진했다. 아주 만족스러운 아침을 먹고 걷는 중 남편이 말한다. 근데 가격이 너무 하지 않아? 얼마였길래. 세상에나 서울의 어느 브런치 식당이 샌드위치와 커피로 4만 원 넘는 가격을 받는가. 여기는 방콕이 아닌가. 정보가 아무래도 상업적인 연결이 있는 듯하다. 태국에 와서 태국음식은 먹지 않고 성수동 맛집보다 더한 가격의 크로와상이라니 우리도 좀 이상하다. 우리는 점심은 구글맵으로 평점이 좋은 곳을 찾아갔다. 이제야 방콕에 온 느낌이다. 나름 국수 공부를 해서 똠얌꿈과 보트국수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며 주문을 하고 80 바트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했다. 중국처럼 향이 세지도 않고 한국 입맛에 잘 맞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이 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똠은 국물, 얌은 신맛, 꿍은 새우이다. 얌의 신맛은 복잡하다. 카피르 라임, 라임잎, 레몬그라스가 들어간다.


닭국수는 꾸어이띠아우 까이, 까이는 닭이다. 닭다리, 닭똥집, 내장. 닭발이 모두 들어있는 닭국수.


내장국수는 꾸어이짭, 꾸어이는 쌀로 만든 음식을 뜻한다. 짭은 쌀로 만든 건더기가 들어간 액체다.


선지국수는 보트누들, 육수가 화려하다. 돼지뼈, 팔각, 고수 씨, 고수 줄기, 갈량갈, 헤모그라스, 무, 양파, 마늘, 설탕, 간장, 계피, 파슬리, 후추, 판단잎


태국식 잡채 꿍옵운센, 꿍은 새우, 옵은 굽다. 운센은 당면이다. 녹두로 만든 면발은 10분만 물에 담아도 흐물흐물해진다.


분홍 발효국수 옌타포, 옌타포는 원래 다진 고기를 채운 두부요리이고 중국 하카족의 요리이다. 태국에서 변형되어 두부에 붉은 쌀, 고춧가루 등을 넣고 발효시킨다. 동양의 블루치즈라고 불리는 이 두부를 갈아서 따뜻한 국물에 넣는다.


닭곰탕은 똠카카이, 똠은 국물, 끓이다, 카는 갈랑갈(생강의 사촌), 카이는 닭. 태국의 양대수프이다. )






그래도 여행작가는 태국에 오래 머문 사람인 듯하다. 2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어섬션 성당과 창고를 개조한 웨어하우스 30, 시민들에게 자신의 집을 기증한 태국의 우피치 박물관 같은 방콕인 박물관은 볼 만했다. 우리를 향해 손짓하는 그 유명한 툭툭이도 타지 않고 천천히 걸어 온 동네를 구경하는 동안 날씨 때문에 얼굴을 찡그린 적이 없다. 30도라는 온도에는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 땀도 나지 않는, 걷기 딱 좋은 날씨였다. 태국이라는 다른 시간이 나에게 온다.





작가의 이전글 태국은 처음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