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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부 1편

박경리 작가 독서 챌린지 토지 5기

by 하루달

박경리 작가는 어린 시절 서희와 비슷한 처지의 한 양반 집안의 몰락 이야기를 할머니를 통해 들었다. 역병으로 모든 가족이 죽고 딸 하나 남았는데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하녀의 모습을 하는 걸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왔다고 한다. 박경리 작가는 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서희는 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조준구에게 재산을 빼앗긴다. 물론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도 있다. 만주로 가서 재산을 모은 서희는 치밀한 계획 끝에 최씨 집안의 재산을 모두 되찾는다. 조준구는 자기 발로 서희를 찾아올 수밖에 없다. 숨 막히게 조준구를 압박하는 모습이 압권이다. 양심을 가질 것인가. 오 천 원을 가질 것인가. 물론 예상대로 조준구는 돈을 선택했지만 그 모멸감, 양심의 반성은 느낀 후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와 달리 서희는 최씨 집안의 재산을 당당하게 되찾는다. 그러나 쉽게 고향으로 가지 못한다.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






1장 끈 떨어진 연

억쇠는 상현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어머니와 부인의 부탁을 받고 서울에 찾으러 온다. 간신히 상현을 만나 내려가자고 하나 소용이 없다. 서희가 보낸 돈을 임덕구 역관의 집에 가서 명희에서 전한다. 삼일 운동으로 구금되었던 명희가 풀려나 언니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 비중은 자신의 열정보다 항상 무겁고 크다. 의문이나 냉정이나 비판이 허용될 수 없는 절대적 명제인 것이다. 곳곳 장터에서 만세를 부른 장꾼의 의문이나 냉정, 비판보다 죄가 무거운 것이 지식분자다. ” 27쪽

2장 전주행

상현은 전윤경과 전주에 내려왔다. 상현은 기화를 찾아간다. 열흘을 머무는데 기화가 빰을 맞고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정을 느낀다.

“다만 자네에게 있어 선비의식이란 체면이다 그거야. 세상이 불편하지. 어느 것을 하든 체면의 노예가 되면 불편한 거야. 자칫 잘못하면 어릿광대 혹은 속물이 되는 게야” 39쪽

3장 겨울 혼사

두만이 부부는 영팔이 아들 혼인 잔치에 참가한다. 두만이네는 조준구 편을 든 적이 있어 이웃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여전히 농사를 지으면 부자지만 알뜰하게 산다. 서희가 조준구의 땅을 되찾은 이야기를 하며 통쾌해한다.

“만세소동이 있을 때는 남 먼저 흥분하고 날뛰었지만 주변이 가라앉고 보니 그도 또한 가라앉았고 생활의 안착을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입버릇처럼 모래땅에 혀를 박고 죽었음 죽었지 이제는 고향을 안 떠난다는 것이다.” 64쪽

4장 상해에서 온 사람

홍이는 만주서 돌아와 협성중등학교에 다닐 때는 모범생이었는데 월선이가 죽고 다른 사람으로 변해간다. 용이는 반신불수가 되어 누워있다. 홍이는 삼석이, 근태, 남수 친구들에게 겉돈다.

5장 별빛이 쏟아지는데

관수는 용이가 아프니 오골계를 가지고 온다. 임이네는 그걸 혼자 먹고 홍이와 대판 싸운다. 월선을 닮은 장이를 용이는 좋아한다. 용이는 장이를 능욕한다.

“육신은 병들었으나 마음은 쉬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목마름, 늘 목에서 단내가 났었을 용이, 그렇다. 용이는 만사에서 물러서서 구경을 하는 심정인 것이다.” 93쪽

6장 출옥

조금 모자라 보이는 짝쇠는 3.1 운동 때 극도로 흥분된 군중들에게 호방한 웃음으로 여유를 주었다. 잡혀간 짝쇠는 정신없이 매를 맞았다. 짝쇠를 강쇠가 데리고 간다. 둘은 죽어가는 조준구의 아들 병수를 구한다.

“표면에는 나타나질 않고 말하자면 열이 오를 데까지 올라갈 때 그 군중심리를 교묘히 조종하여 폭동으로 이끌어갔던 것이다.” 115쪽

7장 밀령

관수는 한수집에 온다. 형 거복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두근거린다. 거복이가 김두수 이름으로 친일파에 순사부장인데 거복이를 방패 삼아 군자금 전하는 일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8장 부녀

조준구가 있는 평사리로 홍씨가 찾아와 언년이와의 사이를 오해한다. 자신에게 망신을 준 사람이 조한조 아들인가 생각한다

9장 흥정

윤씨가 환이를 위해 남긴 땅은 동학 군자금으로 쓰인다. 조준구와 서희 일에서 중간에 섰던 장서방, 길서방, 공노인, 혜관스님, 우관 이렇게 연결이 된 것이다. 조준구는 서희 집에 가서 땅문서를 준다. 오천 원을 가져갈 것인가, 양심을 가져갈 것인가 선택하라고 한다. 조준구는 오천 원을 들었고 서희는 비웃는다.

“사랑방의 공간은 최서희의 무시무시한 힘의 팽창이었고 시간은 사멸되어 가는 화석의 기나긴 깊이였다.”179쪽

10장 악랄한 처방

관수와 석이는 조준구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본다. 석이는 분노하며 조준구를 때린다. 백정 관수와 교사 석이가 폭력을 썼다며 사람들은 분노한다. 서희가 보낸 연학은 조준구가 오천 원을 훔쳐갔으니 관에 가자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사건을 마무리한다.

“불문율이란 대개의 경우 대중의 충동적 행위였으니까” 199쪽

11장 백정은 예수도 믿을 수 없었다

손세영이 만든 상조계에서 백정에게 교회에 나가라고 했는데 교회가 백정과 함께 예배를 볼 수 없다고 해 관수의 장인은 동학을 믿게 되었다. 관수는 백정의 사위인 걸 후회한 적 없다. 여전히 석이는 한이 남아 있다. 그 시절을 버티게 해 준 봉순이가 생각이 난다.

“우리같이 설운 놈들이 마음을 굽히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얼매나 좋노. 굽히도 굽히는 것이 아니요 기어도 기는 것이 아니라, 안 그렇나?”215쪽

12장 비어버린 번데기

서희는 조준구에게 오천 원을 준 것은 너무 싱겁게 끝난 싸움이라 생각한다. 방종한 오기를 부린 것은 길상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때론 극도로 예민하고 때론 극도로 둔감해지는 불균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러나 그가 구축해 온 가치관에 의한 판단은 여전히 선명할 것이다”234쪽

13장 친정에 와서

딸 선이는 어머니 두만이네에 왔다. 두만이가 서울네 쪼간이를 좋아하고 본처 막딸이 기성어미를 안 좋아하는 것을 걱정한다. 바람도 셀 겸 선이와 기성어미는 장에 나가기로 한다.

14장 나들이

선이는 일부러 기성아비가 있는 곳으로 가지만 기성어미는 안 들어간다고 고집을 부린다. 선이의 시동생 장연학이 최참판댁에서 일을 하고 있어 옷을 전하러 간다. 또 용이를 보러 간다.

“부르는 것과 동시에 선이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기성네는 선이 등 뒤에 얼굴만 내밀고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용이를 바라본다"286쪽

15장 고뇌

홍이는 석이집에 간다. 홍이는 용정에서 있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월선이를 그리워하고 임이네를 미워하고 아버지가 죽었으면 바라는 자신을 미워하는 홍이는 괴롭다.

“아비에게조차 위로받지 않으려던 마음에 허기 같은 공허가 스며들면서 홍이는 누구에게든 위로받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293쪽

16장 자객

환이와 강쇠는 주막에서 잠을 잔다. 자객이 든다. 지삼만이 보냈냐는 말에 대답이 없다. 환이는 자객을 살려준다

17장 혈투

굴속에는 보부상 임가, 환이, 윤도집, 지삼만, 관수, 강쇠가 있다. 지삼만과 강쇠는 싸움을 한다. 3.1 운동은 야소교의 힘이 큰 것은 사실이고 항일투쟁은 동학의 독점물이 아니라고 환이는 말한다.

“이들처럼 서로의 눈빛에서 사소한 동작에서 상대를 꿰뚫어보는 사이도 드물게다. 어쩌면 대화 이상의 강렬한 대화를 일별하는 순간부터 이들은 나누고 있는지 모르겠다. ”326쪽

“춤추는 나비가 되시구려. 지금 형편상 춤추는 나비가 많으면 좋은 거니까. 의병들이 거의 사라져갈 때에 땅속을 파는 두더지들을 위해서도 나비가 이곳저곳 훨훨 날아다니면 잠자리채 들고서 왜놈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러면 마음 놓고 땅속을 파 넓혀갈 테니까.”341쪽

18장 옛터

서희는 좀처럼 평사리에 가지 않는다. 독기 품은 상현의 말, 병수와의 혼인을 강요한 홍씨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용이가 처음으로 평사리에 가기로 한다. 임이네와 떨어져 홍이와 고향땅을 밟았다.

“좋은 시절, 인생의 황금기를 보냈던 그 마을은 용이에게는 근원적인 것이다. 서러운 사연들이 묻혀 있지만 더럽혀지지 않은 자신의 존엄을 심었던 곳, 사랑을 심었던 곳, 고뇌를 심었던 곳, 용이는 새삼스럽게 고향을 떠난 기간이 얼마나 이지러진 세월이었던가를 깨닫는 것이다.”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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