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예술가”를 읽고

삶을 사랑하는 방법

by 하루달

EBS 프로그램 "예술의 쓸모"를 본 적이 있다. 정세랑 글작가, 고 박서보 화가, 안은미 무용가 등 여러 예술인이 자신만의 예술 철학을 보여준다. 그러나 나는 지하철 환경미화원들이 댄스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몸치라고 불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딱딱한 몸짓의 그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진심을 다해 참여하고 춤을 얼마나 좋아하게 되는지, 그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감을 얼마나 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과정은 흥미로왔다. 예술 직업을 가지지 않는 한 우리는 쉽게 예술 활동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는지 모르겠다.


여기 행운을 가진 예술인이 있다. 김포문화재단 "어쩌다 예술가"에 참여하여 미술 전시를 하며 예술인이 된 이애리 작가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는데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은 글쓰기라는 재능을 바탕으로 글과 영상을 연결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매일 글을 쓰는 작가는 든든한 무기가 하나 있는 셈이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는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발견한다. 같은 여성이지만 시대가 다르고 삶의 환경이 다르고 나를 대하는 태도와 사랑의 깊이도 다르다. 쉽게 다가갈 수 없고 깊이 이해할 수 없는 시어머니가 시어머니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예술인으로 바라본 방식 때문이었다. 시가의 풍경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인간으로 바라봄으로 가능한 일이다. 친정어머니를 그리움의 대상에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도 작가로서 바라본 태도 때문이었다. 예술의 쓸모처럼 이처럼 예술은 우리의 삶을 바꿔놓고 위로하고 성장하게 하는 것 같다. 빡빡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과거 인류가 동굴벽에 그림을 그리듯 당연한 예술인 DNA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다만 잊고 있었던 예술의 감각을 그녀는 몸소 느끼고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겸손하다. 가장 큰 매력이며 장점이다. 뛰어나지만 뛰어나지 않는다는 겸손은 나로 하여금 예술에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분명 뛰어나지만 겸손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은 예술의 편견도 바꾸게 만들었다. 예술인은 개성이 넘치고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평범하고, 특히 남의 눈에 튀는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예술 또한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껴졌다.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예술 활동을 한다는 것은 사치도, 넘을 수 없는 벽도 아닌 자신을 찾는 하나의 도구인 것이다. 솔직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시작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인식에서 나에 대한 관찰과 탐구로 이어졌습니다" 문구는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니 부담도 없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전시라는 작업도 겁을 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부끄러울 것도 없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삶을 얼마나 사랑해야 가능한 일인가. 작가는 진정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고 있구나 느껴졌다.


작가와 비슷한 부분도 많다. 나도 그림을 좋아해서 동네 학원에 다닌 적도 있다. 그러나 내가 그리고 있는 것은 보고 베끼는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도 똑같이 그리는 작업이 아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그림을 보면 얼마나 똑같이 그렸냐는 기준으로 그림을 평가한다. 그러다 보면 메시지를 놓치기도 하고 감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글은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그림은 그렇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작품을 보면서 자신만의 해석을 하기 마련이다. 거기에 작품에 대한 작가의 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가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는 자세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었다. 공부하고 열심히 관찰하는 모습에서 성장하는 작가가 보인다.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처럼 문득 예술의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작가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는 작업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듬었다. 잊어지는 것을 아름답게, 천천히 기억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글쓰기와 그림, 음악 모두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오늘이 중요해서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의 감정은 다양하고 기록할 가치가 있다. 김포문화재단은 "맘마미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70대 이상 할머니들이 생애 최초 문화예술을 체험하도록 도와준 것이다. 그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기록이며 순간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예술은 나를 위함으로 시작해서 이렇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작가는 참 행복하고 따뜻한 사람이구나 느끼게 되었다. 아름다운 예술인 이애리를 열렬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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