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에서 수업을 하면 우선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아들이 기숙사 고등학교에 가게 되어 빈 방이 생겼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첫 번째 방이라 문을 닫고 수업을 하면 식구들의 시선이 닿지 않아서 서로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내가 불편했다. 화장실 청소도 매일 깨끗이 해야 하고 집안에 음식 냄새를 베지 않게 하려고 요리도 골라해야 했다. 집안일을 하다가 수업을 하는 등 나의 일하는 공간이 분리가 되지 않았다. 아이들의 엘리베이터 사용이 잦아지자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도 들어왔다. 일만 하는 공간이 필요했다. 한 달에 일정하게 나가는 임대료라는 비용은 나의 공간이 생긴다는 만족에 비해 절대로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업 외에도 나만의 글을 쓰는 공간, 지인들과의 독서모임 장소가 생긴 것도 좋았다. 그리고 간판을 다니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도 생긴다. 임대료 외에도 전기료, 건물 공동사용 관리비, 인터넷 사용료, 정수기 등도 소소하게 나간다. 처음에는 임대료도 내지 못할 정도로 회원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충분히 회원이 모인다. 간판을 보고 어떤 학원인지 문의를 많이 한다. 나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다. 나만의 수업 철학, 좋은 교재가 있다면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SNS 홍보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입소문이 가장 중요하다.
수업료는 주변 학원과 비슷하게 책정했고, 나는 다른 학원과의 차별화로 교재비를 수업료 안에 포함을 시켰다. 나도 학부모가 되어 아이들의 교재를 따로 사서 수업을 듣는 학원의 경우 조금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교재비를 받는 것이 금지가 된 경우도 있다. 해당 지역 교육청에 문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교재비 따로 수업료 따로 받지 않고 모두 포함된 가격이라고 설명하면 학부모들은 만족해한다. 나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고 애정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책을 주고 있다. 줄 치면서 책을 읽어도 좋고, 재미있다고 다른 친구들에게 빌려주는 모습과 그 책에 대한 행복한 추억을 기대했다.
교육청에 가서 교습소 신청을 하고 해당 서류를 내면 교육청 담당자가 학원에 직접 와서 실사를 한다. 조명은 밝은지, 소화기는 구비되었는지,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는지 등을 살핀다. 며칠 후 신고증 명서가 교부되면 세무서에 가서 신고하면 된다. 교습소와 학원의 차이는 과목 수이다. 교습소는 한 과목만, 한 선생님이 수업을 해야 한다. 작은 규모의 교습소는 아마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가 될 것이다. 현금영수증을 발행할 때 면세의 혜택을 받는다.
나는 인테리어도 따로 전문 업체에 맡기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 좋은 친환경 페인트를 사서 틈틈이 식구들과 함께 칠을 했다. 엄마와 아내가 처음으로 독립한 일을 식구들이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었다. 아들이 간판 디자인도 해주고 남편이 에어컨과 책상을 주문하고 딸이 청소를 도와주는 사이 나는 열심히 교재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장 필요한 것은 1년 치의 교재이다. 나는 시행착오를 걸친 나의 교재 만들기 노하우를 프랜차이즈 학원이 아닌 작은 독립 학원을 차리고 싶어 하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