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풀린게 뭐 나쁜건가?

마음도 정기점검이 필요하다

by 알바트로스

'저 나사 풀린 놈!' 흔히 나사 풀렸다는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하지만 나사를 너무 조이고 억지로 굴리다 보면 고장 나기 마련이다.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도 모른 채 서서히 속이 곪아가기 때문이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느슨하게 나사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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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에서 신들린 연기를 펼치는 호아킨 피닉스를 보면서 우리는 희열과 대리만족을 느낀다. 범죄를 조장하고 범죄자들의 심리를 정당화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조커의 짜릿한 일탈은 보는 이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 역시도 가끔 너무 지칠 때 영화 속 주인공처럼 짜릿한 일탈을 꿈꾸곤 한다. 차마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그런 발칙하고 말도 안 되게 위험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전 세계적인 ‘조커’의 흥행은 그만큼 마음이 지쳐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누구나 인생을 살다 보면 삶이 버겁고 지칠 때가 있다. 원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살다 보면 모든 것이 잠시 멈추어 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기계에 과부하가 걸리면 망가지듯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고장이 난다. 번아웃이 와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직장인도, 실연으로 다시는 연애를 못할 것 같은 사랑꾼들도,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구도자들도 누구나 갈길을 잃고 고장 날 때가 있다.


이렇게 마음이 고장나버린 사람들에게 힘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라는 말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고장 난 기계의 나사를 풀고 기름칠을 하고 점검을 하듯이 마음이 고장 났을 때 우리는 잠시 전원 스위치를 내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가끔은 느슨하게 풀린 나사가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되곤 한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야말로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매달 월급과 일거리를 제공해 주던 직장이 사라졌을 때, 늘 함께하던 소중한 사람이 곁에 없을 때, 왜 사는지 잘 모르겠을 때야말로 우리는 비로소 소중한 것들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마음이 고장 나서 더 이상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을 때 우리는 성장하고 더 멀리 도약한다. 시련은 근본적으로 살아온 삶의 행적을 돌아보고 경로 수정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나에게 슬럼프가 왔을 때 세상을 향한 분노를 담아 써 내려간 이야기들을 사람들과 나누어보기로 했다. 연애가 뜻대로 풀려가지 않을 때, 번아웃으로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미래가 막막할 때 등등. 인생이 힘들 때 아무렇게나 써 내려간 글을 읽고 당신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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