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동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
케밥과 형제의 나라 터키. 그중에서도 수도 앙카라와 자주 혼동되고는 하는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 이 도시에 대해 아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에 우리에게 있어 이스탄불은 그저 또 다른 여행지에 불과했으며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그저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동서양의 교두보 이스탄불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코스모폴리스였고,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지중해의 보석이었다.
이스탄불의 첫인상은 다양성 그 자체였다. 히잡을 쓰고 있는 이슬람교도 옆을 유대교 랍비가 유유히 지나간다. 저 멀리 보이는 아야 소피아는 한 때 크리스천의 성지였지만 오랜 역사를 거치며 이제는 이슬람 사원으로 변신했다. 그들의 인종은 종교와 상관없이 백인과 아시아계 황인 그리고 흑인이 뒤섞여 있다. 다리를 기준으로 나뉘는 도시의 동쪽과 서쪽은 마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다른 나라처럼 다르다. 이스탄불은 뉴욕과 파리 그리고 런던에 견주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코스모폴리스의 면모를 보여준다.
놀랍게도 이스탄불은 유럽과 중동을 통틀어 최대의 도시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동로마와 비잔티움 제국을 거쳐 오스만 튀르크 제국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쳐온 이스탄불에는 동양과 서양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뒤섞여있는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곳에서 먹었던 고등어 케밥은 우리의 기억 속에 가장 터키스러운 음식으로 남아있다. 밥반찬으로 자주 먹는 고등어와 바게트 빵의 조합은 완벽하게 동서양을 융합시켜놓은 이스탄불을 빼닮았다.
이스탄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야 소피아'(그리스식 명칭)의 정식 명칭은 하기아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Hagia Sophia Grand Mosque)이다. 이 곳은 존재 자체로 이스탄불이다. 537년부터 1453년까지 콘스탄티노플로 불리었던 이스탄불에 세워진 그리스 정교회 건물이었던 아야 소피아는 그 이후 라틴제국에 점령당하면서 로마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슬람 왕조였던 오스만 튀르크 제국에 점령당한 이후 지금까지 이슬람 사원으로 쓰이고 있다.
이스탄불을 걷다 보면 하루에도 수많은 나라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의 어느 골목을 걷는 것 같다가도 계속 걸어 나가면 눈앞에 아라비안 나이트가 펼쳐지기도 한다. 무슬림들의 기도소리와 크리스천들의 역사가 섞여있는 이스탄불은 밥반찬과 바게트 빵을 너무나도 절묘하게 융합시켜놓은 고등어 케밥 같은 도시였다. 이스탄불은 고등어는 밥반찬이라는 당신의 고정관념을 산산조각 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