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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Jul 17. 2022

서른셋에 만난 '갈매기의 꿈'

우리 모두는 '조나단 리빙스턴'을 품고 있다


누군가는 어린이 추천 도서로 이 책을 접하고 동화책 읽듯 가볍게 읽었을 것이다. 또한 누군가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며,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벅차올라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시작하는 그들은 분명 '조나단 리빙스턴'같은 비행의 대가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그들을 아낌없이 축복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른셋이라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처음 이 책을 집어 든 나는 책장을 덮자마자 쏟아지는 수많은 질문들에 착잡한 심경이었다. 분명 시작은 나도 그들과 같았다. 고작 갈매기들과 경쟁하며 물에 젖은 빵을 먹기 위해 두 날개를 쓰지는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나는 누구보다 높이 그리고 빠르게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세상은 그런 나를 축복해 주었고, 심지어 나는 다른 갈매기들과는 시작점이 다르다고 오만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태어나 자라나서 학교에 가고, 직업을 가지고, 세계를 떠돌며 방황하는 인생의 한 사이클을 겪으면서 나는 이 책의 첫 장보다는 마지막 장이 주는 무게를 새삼 느끼는 삼십 대가 되어 있었다. 세상 사람들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성취를 찬양하며 우상화하고 숭배하는 것에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느라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경지에는 결국 오르지 못하고 인생을 끝마친다. 종교에서 얕은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그러하고, 수많은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그리고 사기꾼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나 또한 이러한 과정을 겪었고, 모든 것이 허망함을 느꼈다. 나는 조나단 리빙스턴도, 그의 제자 플래쳐도 아닌 책의 마지막 장에 잠깐 등장하여 갈매기들의 모든 허망한 짓거리에 의문을 표하는 앤써니를 닮았다. 앤써니는 다른 갈매기들보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깨달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삶이 끝나기 전에 스스로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삶이란 무엇인지, 내가 도달하고 싶은 한 단계 높은 경지는 어디인지, 내가 이 삶을 통해 알고 싶은 단 하나의 진실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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