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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Feb 09. 2023

알베르 카뮈와 삶의 부조리함에 대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이라는 작품에서 삶의 부조리함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되지 않은 전철 티켓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는 전철 대신에 자동차로 떠났다. 동시에 카뮈는 젊은 시절 가장 잘못된 죽음의 방법은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처럼 삶은 원래 부조리한 것인지 모른다.


By Photograph by United Press International - This image is available from the United States Library


어린 시절 나는 준비되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상처를 받으면서 자랐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나 너무나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다 큰 성인이 부모를 원망하는 건 쪽팔린 일이니까.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난 줄 알았는데, 그러면 참 가슴이 따뜻해질 줄 알았는데, 그것은 끝없는 고통과 즐거움과 외로움 그리고 자신과 상대에 대한 연민의 연속이다.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구속되고 싶지 않은 공허한 마음만이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랜 방황 끝에 천직을 만나 이제는 마음이 굳건하게 서서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익숙함에서 오는 권태감에 맞서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서른셋,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나이의 내 인생은 이처럼 부조리로 가득 차있다.

마음 한편에서 나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라는 건 원래 그런 거라고. 이제는 좀 알아차릴 때도 되지 않았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삶의 모든 불청객과 반가운 손님들에게 감사한다.

'운명을 사랑하라'라고 니체가 이야기했듯 고통 역시 나의 삶의 일부니까.

나는 웃는 얼굴로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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