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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트로스 Jan 05. 2021

포르투, 도루 강을 따라 세상의 끝으로

코로나 이전의 마지막 여행


여행은 이제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뉜다.

올해 1월 초에 포르투갈을 찾았을 때만 해도 세상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멈추어 설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날 포르투의 길거리는 활기가 넘쳤고 사람들은 즐거워 보였으며 별로 걱정할 게 없었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세상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이전의 마지막 유럽 여행지 포르투(Porto)로 떠나보겠습니다.


포르투의 시그니쳐 동루이스 다리


포르투는 포르투갈의 웅장한 수도 리스본(Lisboa)과는 다르게 아담하고 사랑스러운 도시입니다. 포르투를 가로질러 대서양으로 연결되는 도루 강(Rio Douro)을 잇는 동루이스 다리(Ponte D. Luis)는 포르투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루이스 다리는 도시의 모던함과 남유럽의 예스러움을 동시에 뽐내고 있습니다. 


와이너리 소속의 배들이 와인통을 분주히 실어나르는 도루강 풍경


유럽 와인 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떠오르죠? 하지만 포르투도 유럽 굴지의 와인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텁텁한 맛이 덜하고 깔끔한 포르투갈 와인이 입에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포르투에서는 도루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와이너리(Winery)와 와인통을 실어 나르는 배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포르투에서 가장 좋아하는 풍경
비긴어게인 버스킹장소로도 유명한 언덕에서 내려본 포르투 풍경


도루 강을 배경으로 한 풍경은 비긴 어게인(Begin Again) 시즌 2 포르투갈 편에도 등장했는데요, 실제로 언덕에서 내려본 해 질 녘 도루 강 풍경은 화면에서 보던 것의 수십 배는 아름답고 황홀했습니다. 동루이스 다리는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위에 올라가 보면 85m에 달하는 높이 때문에 발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유럽의 끝이자 세상의 끝에서


로맨틱한 도루 강을 따라 계속해서 가다 보면 옛날 포르투갈 사람들이 세상의 끝이라고 믿었던 바다가 나옵니다. 기다란 해안선을 대서양과 마주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유럽의 끝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끝이라는 수식어만큼 물살이 세고 파도가 매우 사납습니다. 


유럽의 끝을 지키고 있는 등대


옛날 포르투갈 사람들은 저 수평선 너머에는 괴물이 살고 있을 수도 있고 계속 가다 보면 절벽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러한 풍부한 상상력이 그들을 바다로 나가게 한 대항해 시대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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