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내 손

by harrymerry

일하다 생긴 상처들로 내 손은 투박해졌다.

달궈진 숯과 오븐에 데이고, 일하다 날카로운 곳에 찍히고, 칼에 베여 생긴 흉이 많다.


아토피와 한포진, 습진 때문에 생긴 진물로 살이 벗겨지고 주먹을 못 쥘 만큼 고생한 적도 있었는데, 그 때문에 지문이 닳았는지 공항에선 내 지문을 찾을 수 없다며 자꾸만 나를 거절한다.


흉 많고 거칠고 주름 많은 내 손을 애정한다.

이 손으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일도 하고 내 머리도 쓰다듬는다.

서운할까 봐 가끔 내 손을 쫙 펼치고 너 참, 한 게 많구나, 하고 격려 한 마디 해준다.


상처 많고 거친 남의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세월이 느껴진다.

내 손도 점점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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