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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나 Jun 04. 2024

스쿠버 다이빙에서 나에게 적합한 웨이트는 얼마일까?

좋은 부력 컨트롤의 시작, 웨이트 체크.


부력에 대해 이해하기


부력(Buoyancy)은 물과 같은 유체에 잠겨있는 물체가 중력에 반하여 밀어 올려지는 힘을 말해요. 그 크기는 물체가 밀어낸 부피만큼의 유체 무게와 같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입니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들어갔을 때 넘치는 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는 이야기로 많이 알려졌죠. 여러분이 욕조에 들어갔을 때 욕조 밖으로 넘치거나 수위를 높인 물의 부피를 재면 여러분의 몸무게를 알 수 있는 개념이에요. 





여기서 유체의 밀도 역시 중요합니다. 수영장과 바다를 비교해 보면 바닷물에서 떠 있는 게 훨씬 쉬워요. 바닷물도 염분의 농도가 큰 사해에서 몸이 더 잘 뜹니다. 수은과 같은 액체에는 동전도 뜨죠. 인간의 부력은 인체의 주요 성분에 따라 다르게 결정됩니다. 지방이 물보다 밀도가 작기에 몸에 지방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잘 뜨죠. 또한 인간의 폐 역시 공기 공간이기에 폐의 용량, 호흡 조절에 따라 부력이 변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다이버의 부력을 단순하게 그룹화시킬 수 없어요. 마른 체형인 저는 지방량보다 근육량이 더 많고, 다이빙 경험이 많아 폐의 공기량으로 부력을 조절하는 데에 능숙하기 때문에 비슷한 몸무게의 다른 다이버와 비교하면 저는 훨씬 적은 웨이트를 착용합니다. 이렇듯 다이버의 부력에 영향을 주는 웨이트 착용은 오랜 시간 꾸준히,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장비로 다이빙을 하면서 다이버가 계속해서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괜찮아요, 나도 그랬어요.


입문 레벨이나 다이빙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 다이버는 아직 다이빙 호흡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수중에서 부력 컨트롤에 서툽니다. 그래서 안전 정지를 하는 도중 갑자기 수면으로 훅- 떠버리거나 다이빙하는 중에도 수중 바닥을 차거나 휘젓고, 금세 위로 떠버리곤 하죠. 저 역시 오픈워터 다이버였을 때 수면으로 급상승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었습니다. 마른 체형에 운동도 잘 안 하던 전형적인 도시인이었던 저는 몸에 코어도 없었고 부력에 대한 이해도도 없어 다이빙을 하다가도 중간중간 위로 붕- 떠올랐다가 당황해서 푸덕거리니 더 올라가고, BCD의 공기를 다 빼버리면 또 쭈욱- 내려오고 그러다 바닥에 꽁 찧고, 아주 말도 아니었죠. 다이빙을 마치면 자괴감과 자책감에 괴로워했고, 어떻게 하면 부력을 잘 컨트롤할 수 있을까 공부하고 연습하고 노력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저를 가르쳤던 오픈워터 강사가 좀 더 자세히 부력에 대해 알려주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있지만, 괜찮습니다. 10년간의 다이빙 강사 경험으로 적어도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다이빙 도중 수면으로 뜨지 않고, 안전 정지할 때도 트림 자세로 안정적으로 있다 올라오게 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직접 경험하며 고군분투했던 부력 컨트롤은 다이빙의 기본 입문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세밀하게 잘 배워야 한다는 걸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머리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고, 몸으로 실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이빙은 인내심과 성실함이 필요한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 조하나



'오버 웨이트'는 게으르고 위험한 솔루션


초보 다이버들이 부력 컨트롤을 잘 못하면 대부분의 게으른 강사들이 사용하는 해결법은 ‘오버 웨이트(Over Wrights)’입니다. 다이버에게 필요한 웨이트 양보다 훨씬 더 무겁게 만들어 다이버의 호흡이 흐트러지거나 BCD 부력 조절에 능숙하지 않거나 수중에서의 몸의 움직임에 서툴러 수면으로 올라가 버리는 경우를 방지하는 거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는 정말 게으르고 위험한 솔루션입니다. 다이버는 적절한 웨이트 무게로 다이빙을 해야 해요. 다이버가 입문 단계부터 오버 웨이트로 다이빙을 하면, 이미 인위적인 힘에 익숙해져 절대 부력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없어요. 다이버에게 적절한 웨이트 이상으로 무게가 가해질 경우, 수중에서 다이버는 계속해서 그 무게만큼 추가적인 공기를 BCD에 넣어야 합니다. 자신이 불필요한 무게로 인해 다이빙 내내 쓸데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죠. 오버 웨이트로 다이빙하면 다이버는 공기를 더 많이 호흡하게 되고, 이는 다이빙 시간을 단축시키며 다이빙 후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어요. 또한 오버 웨이트 다이버는 산호를 차고 바닥을 휘저으며 수중 환경을 해치기도 합니다. 




적절한 웨이트가 중요하다!


다이버에게 알맞은 적절한 웨이트를 착용한 경우, 다이버는 수면으로 튀어 오르지도, 수면 아래로 내려가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다이빙을 마칠 때 5미터에서 3분, 안전 정지 시에도 중성 부력을 유지하기 위해 힘겹게 핀을 차거나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 호흡을 인위적으로 길게 내뱉지 않아도 편안하게 머물 수 있어요. 




다이빙 장비도 꼼꼼하게 고려할 것


스쿠버 다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부력 컨트롤은 다이빙을 시작하기 전, 다이빙 장비에서부터 이미 시작됩니다. 다이버가 착용하는 BCD, 레귤레이터, 핀, 웻수트 두께, 드라이수트 등 다이빙 장비의 무게가 부력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재킷형 BCD에도 다양한 종류와 모델이 있기 때문에 장비의 소재나 액세서리 등의 무게도 생각해야 해요. 재킷형이 아닌 백플레이트형 BCD를 사용할 때도 플레이트가 스틸인지 알루미늄인지 카본인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쓰는 에이펙스(Apeks) 레귤레이터 1단계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좀 더 무게가 나가는 편이고, 핀 중에서는 스쿠버 프로(Scuba Pro) 제트핀이 음성 부력으로 무거운 편이에요. 또한 다이버가 웻수트를 착용하는지 드라이수트를 착용하는지도 부력에 큰 영향을 주며, 웻수트도 다양한 두께와 형태가 있기에 다이빙 환경에 적합한 다이빙 장비 선택과 그에 따른 부력도 생각해 다이빙을 준비해야 합니다.



ⓒ 조하나





보얀시 체크(부력 체크)


다이빙 환경에 맞는 다이빙 장비를 모두 선택했다면, 다이빙 장비를 모두 착용한 후 다이빙 전 반드시 ‘보얀시 체크(Buoyancy Check, 부력 체크)’를 해야 합니다. 보얀시 체크는 오픈워터 코스에서 반드시 배우는 스킬이기도 한데요, 제가 강사 과정을 가르칠 때 보니 프로페셔널 다이버임에도 왜 이 스킬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이 스킬을 통해 다이버에게 적절한 웨이트 양을 알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들 또한 다이버가 되는 과정에서 만난 강사들이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겠죠. 


아래는 PADI에서 가르치는 오픈워터 스킬 중 하나인 보얀시 체크 방법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 하나하나 다른 밀도의 인체 부위를 가지고 있고, 다이버의 식생활, 운동량, 호흡법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역시 100% 맞는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초보 레벨에서 강사의 감독 하에 바르게 실행하면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될 수 있어요. 일단 PADI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보얀시 체크 스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어서 제가 오랜 다이빙 경험과 강사 경험을 토대로 실제로 제가 티칭하는 보얀시 체크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PADI 보얀시 체크


BCD의 공기를 완전히 빼고 폐에 공기를 반쯤 채운 상태로 수면에 다이버의 아이 레벨이 머물면 올바른 웨이트를 착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BCD의 공기를 다 빼고 폐에 공기를 반쯤 채웠는데 머리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면, 다이버는 오버 웨이트입니다. 만약 다이버의 아이 레벨이 수면까지 내려가려면 한참 남았다, 이는 다이버에게 웨이트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죠. 


1. 다이버는 모든 장비를 착용하고 설 수 없는 깊은 물에 들어갑니다. 

2. 레귤레이터를 입에 물고 보통 호흡으로 숨을 들이마신 후, 숨을 참습니다.

3. BCD에서 공기를 다 빼줍니다.

4. 이때 다이버의 아이 레벨이 수면을 기준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합니다. 

5. 강사나 버디가 다이버의 아이 레벨이 수면에 머물 수 있도록 웨이트를 추가하거나 덜어냅니다. 

6. 이후 다이버는 참았던 숨을 천천히 내뱉는데, 다이버의 웨이트가 적절하다면 자연스럽게 하강이 되어야 합니다.


* 일부러 다이버의 아이 레벨을 수면에 유지하기 위해 핀을 차는 분들이 많아요. 핀을 차는 동작은 물속에서 다이버를 뜰 수 있도록 저항을 만듭니다. 편안하게 선 자세로 핀을 차지 않고 보얀시 체크를 해야 합니다.


** 이 스킬은 오픈워터 코스에서 제한수역(풀장) 교육과 개방수역(바다) 교육에서 각각 실행해야 합니다. 


*** 아래 링크한 비디오는 제가 꼬따오에서 강사 과정을 가르칠 때 제 소중한 친구였던 코스 디렉터 Marcel의 스킬 시범 비디오예요. 제가 꼬따오를 떠나기 전, 이 친구의 강사 과정을 두어 번 돕기도 했어요. 사실 여기서 Marcel 역시 핀을 조금 차긴 하는데 PADI 보얀시 스킬을 한 번 본다는 느낌으로만 확인하세요.





웨이트 체크 시 많은 다이버가 간과하는 것!


제가 강사 과정을 가르칠 때 다른 곳에서 다이브마스터 트레이닝을 받고 온 친구가 그러더군요. 보얀시 체크는 정확하지 않아서 교육생들에게 가르쳐봤자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그래서 제가 물었죠. 왜 그런 것 같냐고. 그러자 그 친구가 답합니다. “다이빙 시작할 때 보얀시 체크 분명히 하고 들어갔는데 교육생이 안전 정지할 때 계속 수면으로 튀어 올라가더라. 그래서 그냥 웨이크 2개 포켓에 넣어줬어”라고요. 이 친구처럼 보얀시 체크에서 아주 중요한 걸 간과하고 그냥 PADI가 시키는 대로 기계처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참 놀랐어요.


1. 다이빙 시작할 때와 끝낼 때, 다이버의 부력이 달라진다!


다이빙을 시작할 때 풀로 충전된 탱크는 보통 180~200Bar 정도 됩니다. 그리고 다이버는 수중에서 호흡을 통해 공기를 소모하죠. 다이빙을 안전하게 계획하는 ‘1/3의 법칙(Rule of Third)’에 의해 다이버는 적어도 70Bar 정도에서 안전 정지를 시작하고, 다이빙을 마쳤을 땐 실린더에 최고 50Bar의 공기가 남아있어야 합니다. 


압축된 기체에도 무게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풀 충전된 탱크의 무게는 거의 빈 탱크보다 약 2kg가량 더 무겁습니다. 따라서 보얀시 체크를 다이빙 시작 전 풀 탱크로 할 때 다이버의 아이 레벨이 수면에 멈춘다고, 그대로 웨이트를 착용하고 다이빙을 진행하면, 다이빙을 마칠 때 다이버는 더 가벼워지기 때문에 안전 정지 시 안정적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 50Bar를 남기고 다이빙하는 계획을 세웠다면 2kg의 무게 변화를 고려해 웨이트 양을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주 얕은 수심에서 짧게 다이빙할 예정이고, 50Bar가 아닌 100Bar 정도를 남기고 상승할 예정이라면 괜찮겠죠. 


2. 다이빙 중 수심에 따른 부력 변화도 고려하자!


더 깊은 수심으로 다이빙할수록 다이버는 음성 부력이 됩니다. 이 때문에 딥 다이빙을 계획하는 다이버는 특히 오버 웨이트를 경계해야 합니다. 그 대신 수면에서 2-3m까지는 하강 시 좀 더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다음 편에서 하강 시 부력 컨트롤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 조하나




보다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보얀시 체크하는 방법


PADI 보얀시 체크를 바탕으로 풀 탱크(180~200Bar)로 다이빙을 시작한다는 가정하에 제가 일반적으로 교육생들에게 가르치는 방법입니다.


1. 다이빙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편안하게 선 자세로 설 수 없는 깊은 물에 위치한다. 이때 다이버는 핀을 차거나 손을 휘젓지 않는다.

2. 레귤레이터를 입에 물고 BCD의 공기를 모두 뺀다.

3. 다이버는 폐에 공기를 반이 아닌 80%를 채운다. 그리고 그 숨을 머금고 호흡을 잠시 참는다.

4. 이 상태에서 다이버의 아이레벨보다 더 높은 레벨(풀 탱크 무게를 감안해야 하므로), 마스크 윗부분(눈썹 위 이마 부분)까지 수면 아래 잠긴다.

5. 다이버는 머금었던 숨을 조금 뱉어 폐에 공기를 50%만 채운다. 이때 다이버의 정수리까지 수면 아래 잠긴다.

6. 다이버는 나머지 50%의 숨을 천천히 내뱉는다. 이때 다이버는 천천히 하강한다. 

7. 다시 다이버가 폐에 공기를 50% 채운다. 이때 다이버의 정수리가 수면 아래까지 올라간다.

8. 다시 다이버가 폐에 공기를 더 채워 80%로 만든다. 이때 다이버의 마스크 윗부분(눈썹 위 이마 부분)까지 수면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다이빙을 마친 후 실린더의 압력이 50Bar가 되었을 때 다시 한번 보얀시 체크를 하는데요. 이때엔 다이버의 이마 레벨이 아닌, 아이 레벨이 수면에 머물면 적절한 웨이트 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이빙 전과 후, 각각 보얀시 체크를 하면 입문 레벨의 다이버에게 실린더 안의 압축 공기의 변화에 따른 부력 역시 시각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부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요. 



보얀시 체크, 그 이후


이렇게 자신에게 적절한 웨이트 양의 무게가 결정되면, 다이버는 이 숫자를 반드시 로그북에 기록해 둡니다. 그 무게로 다이빙한 환경과 다이빙 장비 역시 잘 기록하세요. 민물인지 바닷물인지, 수온은 어땠는지, 노출보호수트 종류와 두께, 사용한 장비 구성 및 특별한 환경에 대해서요. 민물에서 바닷물로 이동하게 되면 부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웨이트 양을 더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이빙 환경이 바뀔 때마다 반드시 보얀시 체크를 하세요. 적절한 웨이트 양을 이용하면 다이버는 수중에서 불필요한 운동이나 추가적인 저항을 줄이고, 공기 소모율을 낮춰 다이빙 시간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또 수중에서 더 많은 볼거리와 더 많은 즐거움을 누리며 수중 환경의 손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죠.




잊지 마세요. 다이빙 경험이 많아질수록, 다이빙 호흡법을 마스터할수록, 물속에서 더 편안해질수록 불필요한 웨이트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연습을 더 많이 할수록 다이버는 자신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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