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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하나 Jun 29. 2024

다이빙 계획은 강사가 알아서 해주는 거 아니야?

유자격 다이버라면 다이빙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분은 다이빙할 때마다 직접 다이빙 계획을 세우고, 버디나 그룹으로 다이빙 계획을 확인한 후 다이빙을 하나요? 아니면 강사나 다이브마스터, 또는 다이브 리더가 다이빙 계획을 알아서 세우고 확인 없이 그대로 따라가나요?


보통 여러분은 펀 다이빙을 할 때 다이빙하는 지역이나 다이브 사이트를 처음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다이빙을 리드하는 강사나 다이브마스터가 다이브 브리핑을 해줍니다. 다이브 사이트의 환경과 특징, 다이빙하려는 최대 수심, 다이브 타임, 주의 사항 및 비상시 대응 방안을 알려주죠. 하지만 유자격 다이버로서 여러분 역시 다이브 브리핑을 바탕으로 다이빙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해요. 어떤 지역은 유자격 다이버에게 다이브 사이트 브리핑만 전달하고 특별히 다이브 리더 없이 다이빙을 진행하도록 하기도 한답니다.


유자격 다이버라면 다이빙을 직접 계획하고, 함께 다이빙하는 사람들과 계획을 체크하고, 계획대로 다이빙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해요. 또한, 다이빙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비상 상황 절차에 대해서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요. 유자격 다이버에게 다이빙 계획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럼, 다이빙 계획을 할 때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 볼게요.



ⓒ 조하나




다이빙을 계획할 때 확인해야 하는 사항



1. 다이브 사이트

가장 먼저 다이브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이빙 자격증 레벨에 알맞은 다이브 사이트인지 확인 여부도 중요합니다. PADI를 기준으로 오픈워터 다이버 레벨은 최대 18m까지 다이빙이 가능하고, 어드밴스드 레벨은 30m, 딥 스페셜티 자격증이 있다면 40m까지 다이빙할 수 있어요.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최대 수심은 40m입니다.


다이브 사이트의 최대 수심을 비롯해 시간에 따른 조류, 수온, 시야, 해저 지형 등을 확인합니다. 또, 다이브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법이나 입출수 방법(보트 다이빙인지 비치 다이빙인지, 혹은 조류 다이빙인지 등)도 확인하세요. 대부분의 다이브 센터에서 그 지역의 다이브 사이트에 관한 정보를 수중 지도와 함께 상세하게 제공하니 처음 다이빙하는 지역이라면 반드시 지역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또한, 다이브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수중 생명체에 대해서도 잘 숙지하세요. 지역법에 따라 다이브 사이트 환경을 해치거나 산호초를 망가뜨리거나 수중 생명체를 만지거나 괴롭히면 처벌받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다이브 사이트의 수중 생명체와 환경을 존중해 주세요. 다이버 스스로 안전을 위해서라도요.


절대 자신의 다이빙 자격 레벨을 뛰어넘는 곳에서 무리하게 다이빙하지 마세요. 




2. 다이브 최대 수심 및 다이브 타임

요즘은 다이버 대부분이 다이브 컴퓨터로 다이빙하지만, 여전히 RDP(레크리에이션 다이브 플래너)나 eRDPml로 다이빙 계획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빙 입문 레벨인 오픈워터 레벨에서 수심에 따라 머물 수 있는 무감압 한계 시간(NDL)을 바탕으로 특정 수심에서 다이버가 머물 수 있는 시간을 이용해 다이빙을 계획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훌륭한 다이버라면 RDP 테이블로 다이빙을 계획하는 방법과 다이브 컴퓨터 플랜 모드를 이용해 다이빙을 계획하는 방법, 모두 능통해야 합니다. 다이브 컴퓨터는 다이빙하는 도중 언제라도 고장이 날 수 있는 ‘기계’라는 것을 잊지 말고, 백업 컴퓨터를 항시 챙기며 RDP 테이블로 계획한 다이빙 내용을 슬레이트에 적어 다이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다이브 사이트의 최대 수심이 40m라 하더라도 자신의 다이빙 자격증 레벨이 어드밴스드라면 최대 수심을 30m로 제한해 다이빙 계획을 세워야 해요. 만약 다이버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다이버라면 최대 수심을 더 낮게, 보수적으로 다이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대 수심을 30m로 계획했는데 막상 수중에서 시야나 조류 등 예상보다 더 안 좋은 컨디션을 맞닥뜨렸다면 수심을 훨씬 낮춰 다이빙을 계획보다 빨리 끝내세요. 다이빙에서는 늘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3. 공기 소모율(SAC rate)

저는 어드밴스드 레벨 이상의 다이빙 코스를 교육할 때 항상 교육생들에게 자신의 공기 소모율을 계산하는 법을 가르치고 실행하게 합니다. 매번 다이빙이 끝날 때마다, 다이빙한 최대 수심과 평균 수심, 다이브 타임에 따라 공기 소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이버는 자신의 공기 소모율을 직접 계산할 줄 알아야 해요.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다이빙 계획을 세울 때 자신의 공기 소모율을 예상해 다이브 타임을 계획하고, 안전 정지를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언제 상승을 시작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어요. 


또한, 다이버는 각각 공기 소모율이 다릅니다. 한 그룹에서 공기를 빨리 쓰는 다이버가 있다면 그 다이버의 잔압에 따라 다이빙을 마치도록 다이빙을 계획해야 해요. 내가 100 Bar 남았어도 버디가 70Ba r면 바로 안전정지를 위해 상승해야 합니다. 다이빙 리딩을 하다 보면 자신이 다른 다이버에 비해 공기를 빨리 써서 자신 때문에 다이빙을 더 빨리 끝냈다고 눈치 보거나 자책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럴 필요 없어요. 평소 공기를 잘 쓰는 다이버도 갑자기 심리적, 신체적 컨디션 때문에 공기를 빨리 쓰는 경우도 있어요. 공기 소모율을 늘 일정하게,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건 프로페셔널 다이버가 아니라면 힘든 일이란 걸 알아요. 꾸준히 다이빙 경험을 쌓으며 올바른 스쿠버 다이빙 호흡법을 수련하면 좋아집니다.




4. 커뮤니케이션

여러분의 다이빙을 리드하는 강사나 다이브마스터가 있다면 혼란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그들이 쓰는 핸드 시그널(수신호)을 확인하세요. 이는 다이빙 단체마다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다이버 개인마다 미세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서도 다르기도 하고요. 만약 조류 다이빙을 한 번도 안 해본 다이버가 처음으로 조류가 센 곳에서 다이빙을 한다면, 조류 관련 시그널이나 비상 상황 관련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확인하면 좋겠죠.




5. 비상 상황 대응 절차

다이빙 시작부터 끝까지 전반적으로 다이버 간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핸드 시그널을 리뷰하고, 비상 상황 대응 절차를 확인할 때 이와 관련된 핸드 시그널 역시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다이빙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과호흡 상황엔 버디에게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알리고,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공기 고갈 상황엔 어떻게 할 것인지, 버디를 잃어버렸을 땐 어떤 절차를 따를 것인지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응 절차에 다이버 모두 동의해야 하고, 혼란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합니다. 




6. 다이빙 시각화

다이빙 계획을 마쳤다면, 함께 다이빙하는 버디나 일행과 함께 다이빙 시작과 끝까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세요. 자신의 위치와 버디의 위치, 간격, 그룹의 위치와 리더의 위치 등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면 다이빙이 훨씬 깔끔하고 쾌적해집니다. 다이브 사이트 지도를 펼쳐놓고 입수부터 하강, 다이빙 진행, 상승, 안전정지 등 다이빙의 전반적인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구성해 시각화해 보세요. 안전하고 재미있는 다이빙에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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