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 꽃잎이 지기 전에,
설레는 봄봄봄

오늘의 살림 - 봄 화분 들이기

by 글쓰는하루

지난 주 초까지만 해도 꽃샘추위 때문에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어도 몸이 으슬으슬했는데,

주말이 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날씨가 풀리더니 오늘은 제대로 따뜻한 봄이 되었다.


아파트 단지에도, 회사 근처에도,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길 곳곳에 어느 날 갑자기 꽃송이들이 나타났다.

새삼 이렇게 꽃나무들이 많았나 싶을 정도다. 주변의 모든 나무들이 겨울 동안 본인의 정체를 단단한 껍질 속에 꽁꽁 숨기고 있더니, 정말 마법처럼 연두, 핑크, 노랑, 흰색 등 봄 색깔로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었다.



거리의 사람들도, 회사의 직원들도, 동네에 지나다니는 이들도 한결 화사한 모습이다.

아직 봄옷으로 갈아입지 않은 건 나와 우리 집 뿐인 것처럼 느껴진다.



아아아, 우리집의 겨울을 한꺼번에 몰아내고 싶다.


아직도 겨울옷이 무겁게 걸려 있는 옷방을 싹 치우고 산뜻한 봄옷들로 채워넣고 싶다.

딱히 갈 곳이 없어 365일 시즌과 상관없이 걸려있는 크리스마스 리스를 떼어내고

화사한 봄꽃이 그려진 액자를 걸고 싶다.

피곤한 내 몸만큼이나 축축 처지는 두꺼운 겨울이불도 영차 걷어내고

꽃송이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봄 이불을 깔고 싶다.


그리하여 오늘의 살림은,

겨울옷 정리하기............는 무슨!


집안 가득 쌓인 겨울 풍경을 모두 치우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걸.


내가 겨울 코트와 니트 더미 속에서 한숨을 쉬는 동안

핑크빛 벚꽃은 길바닥에 볼품없이 떨어지고,

노오란 개나리는 평범한 나무로 바뀔 거고,

포근한 햇살은 따가운 뙤약볕으로 변할 거다.


왜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꼭 겨울을 정리해야 하지?


봄은 너무 짧은데,

그렇지 않아도 길었던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보내버리기엔

설레는 봄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오늘의 살림은,

겨울을 마무리하기 앞서 봄을 먼저 집에 들이기!


겨울 손님이 장기투숙하고 있는 칙칙한 집이라도

봄기운 살짝만 들여주면 그 기세가 확 꺾일테니까.


마침 집 근처 마트에 갔을 때,

화훼농가에서 봄맞이 꽃모종 판매 행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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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고운 색을 뽐내는 꽃들을 실컷 구경하며 눈으로 먼저 봄을 맞이하고,

은은한 향기로 코를 채우며 봄바람 한껏 불어넣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우리 집에 봄기운을 선사해 줄 꽃을 한참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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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골라서

내가 평소 좋아하는 오렌지 색의 라넌큘러스와

핑크빛 꽃이 필락말락 하고 있는 튤립 하나를 집에 데리고 왔다.


20160402_174101.jpg 봉오리가 동그랗게 오므라진 모양이 예쁜 라넌큘러스


20160402_174152.jpg 봄 하면 튤립!!


겨우내 베란다 구석에 처박혀 흙먼지 뒤집어 쓰고 있던 화분들을 끄집어내

깨끗이 목욕시켜 주고, 정성들어 꽃들을 옮겨 심어 줬다.



20160404_064832.jpg 비록 아기 때문에 숫자매트 덕지덕지 깔아놓은 베란다지만, 화분 두 개로 봄기운 물씬!


여기가 이제 니들 집이야.

올 봄, 그리고 오래도록 우리 집을 환하게 잘 밝혀주기를.


굴러다니던 헌 화분에 담아줘도

꽃들은 그 자체로 너무 예쁘다.


꽃들이 주는 기분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저 지긋지긋한 겨울옷이며 용품들도 잘 정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봄맞이 대청소를 앞두고 있는 분들,

동기부여 차원에서 작은 화분 하나 들이는 건 어떨까요?


봄꽃은 하루가 달라요.

봄바람은 너무 가벼워서 금방 날아가죠.


당신의 집에도,

당신의 마음에도,

지금 당장,

봄바람을 한껏 불어넣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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