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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일이...

나는 위인이 아닌데..

by 스트롱사이다

아이의 장애, 자폐스펙트럼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힘들다고 괴롭다고....그 마음과 생각들을 마구마구 이곳에 써내려갔었다.

그 동안, 나는 늘 불안한 마음 속에 살았다.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함께 아이를 키우는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돌아보면 남편이 나보다도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성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둘다 스트레스에 굉장히 취약한

쿠크다스 멘탈형인데..나의 경우, 쉽게 스트레스 받고, 쉽게 그 일을 잊어버린다.

하는 일의 업태가, 이런 하나하나에 신경쓰고 그 다음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것들이 많기에,,,원래 안그런 성격에서 좀 변한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예능피디일의 특성상, 심각한 일이 있더라도, 빨리 웃음과 즐거움으로

덮이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은 웃기는 일이 많아서, 슬픔과 절망에 빠져있더라도

아이러니하게, 웃프며 나아가게 된다.


반면.. 남편은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이 오래가는 스타일이였다. 성격상 꼼꼼하고

소심하기도 했다. 남편은 치과의사고, 업태상...늘 아프고, 불편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다.

남편은 늘 나의 직업과 환경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가끔 내 동료나 선후배들을 만나는 자리에 같이 있다오면

정말 그런(?)류의 사람들을 처음 만나본다는 말을 하며

너무 즐겁고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했다.


이러한 다른 환경속에서

아이의 장애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둘다 힘들어했지만, 유독 남편은 더 힘들어했다.

돌아보면, 우리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삶을 살았다.

즐거운 순간들도 많았고,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지만. , 자폐스펙트럼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과 염려가 짙게 바탕이 된 일상이었다.


내가 한동안 글을 못쓴 이유는...

그렇게 함께 한 남편이.

이제 이 세상에 있지 않다.


남편이 갑자기...............한순간에....(사고에 가까운일로)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


지금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도

몇달이 지나서야 가능한것이다.


내 머리속은 정지. 마비. 아니 내 삶은.

마비. 정지. 되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남길수 있음에.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이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신 분들을 보며

갑자기 이 글을 남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다.


보이지 않지만.

무언의 응원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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