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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Aug 27. 2020

#7. 만만해졌을때 막막해진다.

방심은 금물.

몇주 동안 건우의 문제 행동이 제로 상태였다.

세상에나!! 이럴수가!! 하면서 어찌나 신기하던지.

드디어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인가. 하며

어깨뽕이 조금 올라기도 했다.aba 부모교육의 결실을 이렇게 맺는걸까 하는 거만한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하. 지. 만.

나의 이런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건우는 가족휴가동안 하루건너 하루에 한번씩 텐트럼을 일으켰다.

그. 러. 면. 그. 렇. 지.

다시한번 방심금물이라는 싸인이 깜빡거린다.

만만해졌다 싶을때 막막해진다.

만만해지는 순간은 없으니 맘 놓지 말라는 경고인가 싶다.


자폐치료를 하다보면 늘 생각드는것이

‘과연 이것의 끝은 있는것인가’ 하는거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거나 치료를 하면낫는것을.

자폐는 과연그런것일까?


아직까지는 그 결론은 없더라.

여전히 연구중이라고 하고, 그 누구도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을 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지

유투브에서 말도 안되는 정보를 가지고

자폐가 완치되었어요....

하며 한의학부터 희안한 치료들을 가지고

전혀 증거없는 부분들로 사람들을 호도하는것들이 많이

보인다.

워낙 잘 흥분하는 스타일인 나는, 이런것을 볼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그런 상술에 분명 돈을 바치는 부모들이 있단 말이지.

아이는 호전되지 않고, 돈만 갖다버리는.

쥐푸라기라도 잡고싶은 부모의 마음을 이용하는

정말 못된 사람들이많다.

천벌받을 사람들.

치료실 엄마들이나, 선생님들과 이야기 할때

계속 정말 확인안되고, 알수 없는 거짓정보를 좀

거르는 장치가 있었으면한다 했다.


어떤 아이엄마는 제대로 된 치료 받기전 그런곳들을간적있는데. 자폐가 다 부모탓이고,

당신들이 문제였다며 비난을 퍼부어 너무 충격을 받았다 했다. 

후에 대학병원에서 제대로 진료 받은 후 공부를 시작해보고

그렇지 않았다는것을 알았다 한다.

정말 부모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

아이 때문에 안그래도 힘든 상처에 그냥 불을 붙여라.

그런곳들은

유투브만 검색해도 바로 나오는 곳이다. 여기 대표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정말 별로구나 생각했었다.

책 내용도 빈약할 뿐 아니라, 어떤 증거기반도, 데이터도 없는

자신만의 뇌피셜만 줄줄줄 있더라.

나도, 돌아돌아 여섯살의 자폐아이를 키우는엄마이지만,

초반에 우리아이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때의 막막함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어디에 검색을 해야 할지 패닉상태였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그냥 다 부정하고 회피, 도망가고싶은 마음까지 들었었다.

실제로 그러해서  몇년을 그냥 매일매일 큰 피드백 없이 치료실만 왔다갔다 했었다.

(치료실만 다니는것만 해도 나는 최선을 다하는거야라고 정신승리 했었지)

1년여전 ABA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부모교육까지 받으면서 이제 

1MM만큼 아이에게 다가간 느낌이다.

그때는 자폐 라는 것에 내 스스로가 압도된 느낌이었고, 나도 그 안에서 방황했었다.

하지만, 여러 경험과 시간을 통해서, 나는 좀더 단단해졌고 그 길 안에서 힘차게 한발씩 내딛고 있는 중이다.


문제행동도, ABC 분석하고, 행동중재해서 소거하고 그러면서 좀 나아졌다 싶었는데

또 다른 형태로 계속 나타난다. 

요즘엔 '던지기'.

몇달전 차밖으로 모자도 던지고 신발도 던지고, 

최근엔 내 핸드폰도 던지고  마스크도 던지고...

또다시 중재 중이다.

만만해졌다 싶을때 또 막막해진다.

하지만 막막해질때 또 만만해지게, 다시 시작하면 된다.

옛날영화 <사랑의 블랙홀> 처럼, 매일 반복되는 하루하루처럼,

다시 또 시작하는거다. 

이러한 반복과 반복이 쌓이면 행동은 조금씩 수정되고, 더 나은 결과가 올것이다.

자폐스펙트럼의 끝은 아직 알수가 없고, 연구중이다.

그 동안 내가 할수 있고 아이가 할수 있는 만큼 나아갈것이다.

평범하지만 좋은하루가 쌓여서, 평범하지만 좋은 인생이 된다.




건우의 하루하루가 바로 이런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를  자폐를 경험해보면알것이다.

평범함도 힘든 사람이 있다. 

평범한 좋은 인생을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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