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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Sep 03. 2020

#9. 기록의 쓸모

나의 쓸모

aba 치료 하면서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치료가 증거기반인 이유가 바로 이 기록에 있다. 몇번의 시도로 하나의 행동을 완성하고, 실패하고, 그래서 레벨을 조정하고, 이 모든것이 기록에서 비롯된다.


부모교육을 받으면서 이구동성 힘들다고 한 부분이 바로 기록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수행을 시켜놓고 기록하는게 말이 쉽지 글이 쉽지 직접 해보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아직까지도 나역시 성실히 기록하면서 수행을 해보지는 못했다. 역시 전문가는 전문가인것이다. 선생님들은 어찌나 재빠르게 잘하시는지. 감탄이 나올 경지였다.

요즘 재미있게 읽은 책 제목이 <기록의 쓸모>였다.

제목만 보고서 어찌나 내게와닿던지, 정말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마케터로서, 새로운 시각도 신선했고, 기록과 메모가 진정한 자신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맞아요!!  자폐 아이들도 기록들이 아이들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하고 외치고 싶었다.

요즘 건우 치료에 집중하다보니 왠만한 모든것들을 다 자폐나 치료에 연관시켜 생각하곤 한다.

정말 뭐눈에는뭐만 보이나 보군...


<기록을 통해 경험을 찾고, 경험을 통해 나만의 쓸모를 만들어갑니다!”오늘 나의 ‘기록’이 생각의 도구가 되고 나를 성장시키는 자산이 된다!기록은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

이 책은 기록의 쓸모를 넘어 나만의 쓸모까지 확장되는 저자의 성장기를 함께 배울수 있었다.

자폐 치료 기록의 쓸모는 문제행동 분석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 언급한적있는 abc분석은 그 행동이 왜 일어났는가 선행사건부터 그 사건, 결과까지 철저하게

분석하여, 중재한다.

그래서 그 순간순간의 기록이 너무나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것을 판단할수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도 그게 참 힘들었다.

뭐 일단, 아이의 문제행동(텐트럼)한번 겪고 나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지는느낌이니, 쓰고 자시고 할 마음이 안생겼었다.

다시 그 걸 떠올려서 재구성하는것도 고통이었다.

(한창 심할때 건우의 텐트럼은 한시간을 넘기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난 지금, 얼마나 그것이 중요한 기록인지를 알았고,

그덕분에 건우의 수많은 문제행동들이 중재 되었고 소거 되기까지 했다.

선생님들께서는 그 공을 나에게 돌리며 어머니가 자세히 잘 기록 해주셔서 가능했다고 하셨다.

그런 칭찬에 강화되어 그런지 ^^

어느순간부터는 정말 자세히 잘 기록을 해야지라는 마음을 먹고, 세세한 내용들 까지 (그안에나의 내면과 의식의 흐름까지 썼고,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심리 상태까지)

모조리  기록하였다.

그덕분에 전문가 선생님들의  abc분석은 늘 정확하셨고, 이에 따른

솔루션도 나의 태도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물론

건우의 행동도 많이 수정되었다.

고백하지만, 한동안 나는

 우리아이의 자폐에 압도되어 있었다.

겉으로는, 이제 다 받아들였고,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내가 과연 할수 있을까....너무. 두렵다’라는 불안이 깊게 깔려있었다. 동시에, 버거웠다. 모든것들이 말이다.

해야하니까, 스케줄대로 병원을 왔다갔다, 했지만

정작 나의 마음은 늘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당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몰라서

심리적으로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aba치료가 시작되고, 이에 따른공부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그 ‘솔루션’이 보였고

치료 기록을 넘어서, 내 마음의 ‘기록’ 도 여기에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

여기저기 부서진 유리조각같은 기분이었는데

요즘은 그걸 조금씩 조각맞춰 나가는 것같다.

일본 도자기 기법 중 깨진 도자기를 다시

붙여 만드는 킨츠키 가 떠올랐다.

깨진것을 이어붙여 더 고급 도자기를 만드는것처럼,

이 기록들과 치료들과 일일히 분산된 이 마음들을

잘 이어붙여서 더 예술적이고 고급적인

어떤것으로 승화시키리라....

(뭔가 급한 마무리 같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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