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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Jan 15. 2021

#17. 체력은 국력

마음근육과 진짜 근육

미생의 대사 중에서

''네가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먼저 체력부터 길러라!!"

예전엔 흘러 들었던 이 대사가 가슴에 콕 바뀌는 요즘이다.

워킹맘이자, 아들 둘 엄마인 나는 이 사실만으로도  기력이 딸린다.

건우가 갑자기 텐트럼을 일으키면  3-4살 때는 아이를 번쩍들어

옮기거나, 도망가도 쉽게 잡을수가 있었다.

하지만, 2021년, 7살이 된 건우가 밖에서 텐트럼을 부리면

온몸의 세포까지 다 지쳐버리는 경험을 한다.

이때 심리적으로도 너무 지쳐버려서, 발끝까지 모든 기가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좀 안좋은 상황일때는 갑자기 안좋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어

먼미래까지 상상해버리며 비참한 생각까지 다다른다.

(세상에 내가 없으면...이 아이는....이런 꼬꼬무...^^;;)


그래서 작년부터 시작한것이 달리기 이다.

몇달간 꾸준히 하고, 하루하루 쌓여가는 기록들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다.

하지만 요몇달간 이사 이슈와 인테리어 등등 외적인 스케줄들이 많아지고

이래저래 개인적인 일들이 겹치면서 달리기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핑계좋게 겨울이라 날까지 추워지면서 어차피 못했어라는 변명지수1과

코로나라 거리두기 차원에서 공원에 가지못해 변명지수2까지 그럴듯하게

못하는 이유가 생겼다.


그러고나니, 확실히 또 모든게 안좋아진다.

아침마다 달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긍정 마인드가 장착되었는데

그게 딱 없어지니, 또 불안과 걱정의 뫼비우스 띠가 가동되고

무한으로 좋지않은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간다.

우울해지는거다.


내가 스펙트럼아이를 키우면서 정면으로 마주한 감정이 우울감이다.

그전엔 애써 무시하고, 애써 모른척하고 애써 아니라고 부정하던 감정들이었는데

더이상 그럴수도 없고 그래서는 안되는 감정이다.

처음에 그 감정을 마주했을때 어색했고 당황했지만, 받아들이고 나니

눈물이 났고, 말을 잇지 못할정도로 힘들었었다.

그러나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자연스러워졌고...편해졌다 ^^

물론 한두번의 상담을 통해 나아진 점도 있다.

(그 이후에는 상담을 받은적이 없는데 더 힘들어지면 다시 찾아볼 생각이다.)


달리기를 통해 얻을수 있었던것은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는것이었고

오늘 하루에 대한 감사와 먼 미래를 떠올리며 불확실성에 불안해하지 않게 되었다.

코로나로 바깥 출입이 여의치 않고, 요즘 폭설에 길까지 안좋으니 달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헬스장도 다 문을 닫아 대체재도 찾기 힘들고 말이다.

달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걷기라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아침에는 벌떡 일어나 동네 한바퀴를 걸었다.

역시나, 차가운 공기로 머리가 쨍 하니 맑아지더라.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래 '이거였지' 했다.


이사로 동네가 바뀌고, 첫 운동이었다.

(물론 목표한 시간보다는 한시간 늦었지만. 그래도 해 냈다는것에 방점을 찍어본다)

어떤 일에 늘 실패하는지점을 떠올려보면

목표를 너무 거창하게 잡아서그럴때가 많았다.

스몰스텝으로 달성하기 좋은 세부목표를 잘잡는것이 중요하다.

매일 오키로를 달리겠다. 보다

내일은 무조건 일어나서 동네 한바퀴라도 돌겠다.

아니 무조건 내일은 일어나서 집밖을 나가보겠다는 목표였다.

그리고 확실히 쓰는것이 더 강제성을 가지더라.

스케줄 표에 별표를 쳐가며 써놨다.

<일어나서 동네 한 바퀴 >

우울할때 이러한 작은 성취( 성취라고 부르기도 뭣한...)가 조금은 도움이 되더라.

소소하지만, 순간순간 낮아지고 곤두박칠 치는 마음의 고리를 잡을수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길게 생각하지 말것.

마음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지 말것.

그 순간 '잠깐만!@@' 이라고 소리라도 외쳐보기.

늘 나도 잘 못하는것이라서 이렇게라도 잘하는 척 해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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