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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Jan 27. 2021

#18. 워라밸이란 무엇인가?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면서, 나는 늘, 그 마음의 순간순간들을

'내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우선순위가

나의 '일'이었다. 20대 중반에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일이 나인지 내가 일인지

모를정도로  매일매일을 살았다. 운이 좋게도  내가 그토록 되고 싶어했던

일을 하게 되었고 그 일을 최선을 다 하는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30대를 보내고,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해도 나는 변함없이  할수 있는한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살았다.

그러다보니 늘 나에게 우선순위는 '일'이었고 자연스럽게 다른 것들은 우선순위에 밀리는 일들이 많았다.

나는 나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부인이자 엄마라는 다른 포지션이 생겼음에도

그 자리를 쉽게  내어주지 못했다.

더 '요령'이 필요했음에도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

하던대로...하던대로....

그러다 보니 일에도 구멍이생기기도 하고, 내 마음에도 '구멍'이 생기더라.


자연스럽게 '워라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어야하는데도 나는 그때 '외면'했다.

어쩌면 마주할 용기도 없었던것 같다

아이의 장애 판정과 함께 나는 진지하게 '워라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참. 답은 없더라.

과감하게 하던 포지션을 바꾸었고 9-6 의 시간표로 일하는 곳으로 갔다.

처음엔 어색하기만 하던것들이 일여년이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러워졌다.

그 속에서 얻은게 참으로 많다.

일과 나의 경력상으로는 모르겠지만 ^^(절대 마이너스는 아님을 강조해본다)

확실히, 스펙트럼 아이에게는 투  플러스였다.

치료실에서 배운것들을 내가 직접 피드백을 받고, 집에 와서 자연스럽게 일반화 시키며 적용해보는 것.

그것이 필요했는데... 그전에는 나의 들쑥날쑥 스케줄때문에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나의 일과가 규칙적으로 변화면서, 아이도 늘 엄마가 있다 없다 하는 혼란이 없어졌고

저녁에는 엄마와의 시간으로 안정적으로 보낼수있었다.


참...공짜가 없구나싶다. 일과 삶의 밸런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2018년 한 시상식에서 신입사원들에게 한 당부가  화제가 되었는데,

그는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찾으려 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찾으려 한다는 것은 한 쪽을 희생해야 하는 거래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하나가 플러스면 하나가 마이너스가 되야만하는 시소 관계말이다.

그래서 그 조화가 필요하다며 '워크 앤 라이프의 하모니' 가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지...그냥 말장난 같은데.......^^;;;

그래도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한쪽을 희생하는  플러스 마이너스 관계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내가 하던 일을 줄이고(?! 멈추고)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을 늘이면서

내가 마이너스가 되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상태가 좀 안좋을때는 내가 없어지는 기분도 들었다. (내가 17여년 넘게 하던 일인데!!!!)

전형적으로 내가  일과 삶을 플러스 마이너스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든게 아닌가 싶다.

 말장난같던 베조스 님의 말에 따르면  '밸런스' 말고 '하모니'를 찾아야 한다는데..

그러고보니 그 '하모니'가 어렴풋이 어떤 뜻인지 습자지 만큼 이해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그 하모니가 '내 마음가짐의 조화'가 아닌가싶다.


특히 이렇게 아이의 장애 같은 갑작스러운(?) 충격들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 마음의 조화가 이루어지려면 분명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플러스 마이너스의

계산법이 아닌, '선택과 집중의 조화= 하모니' 였다.

지난 일여년간 나는 그 '선택과 집중의 하모니'를 경험하며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후회와 자책을 덜하게 되었다. 허허허

불안에 잠식당할 것 같은 순간에 절묘한 그 조화 속에서

잘 살아남았다. (현재진행형이니 잘 살아남고 있습니다.ㅋㅋ)


말장난 같았던, 베조스의 말이 말장난만은 아니었구나....

역시 대단한 인물의 인사이트는 남다른 것인가. ㅋㅋ.

뭔가 기적의 논리같은 결론이지만....

뭐.


가끔 후배들이 워라벨에 대해  물어볼때마다..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


'없...어!!'


일할때는 일에 완전히 집중하고, 삶에 집중할때는 삶에 100퍼센트 집중하는게

후회가 없더라!! 너 베조스 알지?? 그 아마존?

그 사람이 그러는데 블라블라 ..블라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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