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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Apr 13. 2021

#19. 내 눈물모아

오늘까지 울겠습니다


최근 루틴이 다 정지될정도로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다.

이사에  첫째 입학에, 둘째 새로운 기관 등원에 돌아보면 뭐 그리 정신없었나 싶지만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스스로 부담감을 크게 느낀것도 사실이다. 

아이들도 긴장했겠지만  나 역시 크게 긴장했다.

후회하지 말자라고 스스로 수십번 되뇌었지만, 늘 후회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렇게할껄...미리 준비할껄...등등 

늘 지금의 내 손에 없는 패를 아쉬워하고, 후회하는것이다. 

이러지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순간 그러고앉아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싫어지고, 실망한다.

자기 효능감을 크게 느껴도 될까말까 하는 시기에 

이런 감정까지 느껴지면, 더 주눅들고 우울해진다.

그리고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면 안좋은 감정상태가 계속되더라.


이런 와중에 첫째 아이는 1학년이 되었고

수많은 준비물 목록에 행여 하나 빠질까봐 몇번이고 정독하며 준비했다.

심지어 한번에 가져오지 말라고 해서 나누어 가는데 결국은

8칸쓰기공책을 빼먹어서 아이가 울먹거리며 선생님이 한장찢어서 쓰라고 줬다며

내가 상상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준비물 안들고 가는거^^;;)

나는 분명 전날 들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오히려 상상하던 최악보다는 그나마 나은거 같긴 하던데...

아이는 해맑게 그래도 자기는 나은편이라며 

급식하는데 수저통 안가져 온 아이는 울었어!! 라고 말하는데 

초딩 일학년만 겪을수 있는 귀여운 에피소드들이라 듣고 있으면

사랑스러운 마음이 들더라.


그러나...


특수교육대상자인 둘째의 첫 등원은 매끄럽지 못하다.

이미 첫날 등원한날에 나는 눈물 콧물 다 쏟아 내었다.

아이의 하원을 하는그날 나는 유치원을 등지고

가슴을 쳤다.

동시에 감사의마음을 가졌다.

회사어린이집에서부터 구립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 받았던 따뜻한 관심과 보호가 당연한것이 아니었다.

이곳은 통합상황이아닌, 그냥 병설유치원이다.


특수교육청에서 순회 교육으로 선생님이 나오시기로 했지만,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수 교사가 있는 유치원은 집에서 30분 넘게 차로 이동해야 있고, 집근처 장애통합어린이집도

걸어서 갈 거리도 아니고 대기에 걸려있다.

결국 기관을 포기하지않는 이상 지금의 유치원에 다녀야만 한다.


한달여가 지난 지금

요란스러운 적응기간을 거쳤고 지금도 매일매일이 마음이 편치않다.

어려울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역시나 많이 어렵다.허허허.

그리고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내가 상상하지 못한 레벨의 것들이 눈앞에 떡떡 벌어진다.

보육을 넘어선 교육에 관련된 결정들...

나의 선택이 아이의 삶에 영향을 줄것 같은 막연하나 두려움.

(특히 자폐치료에 있어 부모의 결정이 전부이다 보니 그 구간구간마다

고민되고 걱정되는게 참으로 많다.)


이로 인해 마음의 롤러코스터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울었다가 웃었다가 곁에서누가 쳐다보면

이상한 여자 같은 3,4월을 보내고있다.


그래도 조금은 단단해진것은 예전엔 이러면 나를 놔버리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아...내가 힘들구나...그렇구나를. 자각하는 단계에 와있다.

그리고 예전엔 그런 내상태가 너무 싫어서 부정을 했다면

지금은 수용하며 나를 위로한다.


아이둘 덕분에 참..괜찮은 내가 되어가고 있다.정말로..

(훈훈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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