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트롱사이다 Jun 01. 2021

#20. 화성에서 온 사람

머스크. 너마저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코미디쇼를 진행하게 됐다. 적어도 (아스퍼거 증후군을) 인정한 건 처음일 것”이라는 독백으로 입을 열었다.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대화를 원만히 이끌어나가지 못하며,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특정 관심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내가 가끔 (트위터에) 이상한 게시글을 올린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그게 내 의식의 흐름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껏 (트위터에서) 상처를 줬던 사람들에게 이 말만 해주고 싶다”면서 “나는 전기차를 재창조하고 사람을 우주선에 태워 화성에 보낸 사람”이라고 했다

  -----------------------------------------------------------------------------------------------------------------


그가 아스퍼거임을 고백했다. 그러고보니 웃기게 그의 행보들이 이해되고, 심지어

자스 엄마인 나로서는또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게 내 의식의 흐름이다"라는 말이 자폐 스펙트럼의 본질을 이야기하는것 같아서다.

요즘 건우를 관찰하다 보면 '감정조절'이    힘들구나 하는 부분들이 있다. 

나아가서 힘들어서 괴롭구나 하는 지점이 있는데 그럴때마다 참...불쌍하다는 연민의 감정이 든다.

재미있는건 예전엔 이런 모습들이 너무 화나고 속상했다.

왜 이렇게 유별날까!!!

왜 이렇게 다를까!!!!!!

그래서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써놓고 보니 참....내가 못났다.ㅋㅋ)

부끄럽지만 이걸로 막 소리지르며 운적도 있다. 

등짝도 스매싱했다. 

아이의 입장보다는 그저 이걸 바라보는 내 입장에서 지치고, 힘들어서 그렇게 불평해댔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이 모든것이 그저 '일어나는것''일 뿐, 

내가 어찌 바꿀수 있는것이 아닌것을 깨닫고,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상한 척 하며,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썼지만 실상은 늘 오르락 내리락, 

현실 부정-ㅡ회피- 수용 의 피라미드를 왔다리 갔다리 하고있다.


전기차를 재창조하고 사람을 우주선에 태워 화성에 보낸 머스크도 '자폐 스펙트럼 '이래요!!!

라며 외치며 '우리아이도 그런거라니까요~!!' 이상한게 아니에요!!!!!!!!!

그냥 '다른거에요!!!!!!!!' 

마치 우리 아이도 머스크처럼 사회에 대단한 일을 할것 같고!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회적 우쭐함 까지 멋대로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것은 상상일뿐. .

현실은 1년째 자기 이름을 계속 쓰고있고

한글을 스스로 깨쳤으나, 

선택적인 읽기만을 하고

여전히 심심하면 뱅글뱅글돌고, 손을 팔랑거리고.

열번 불러도 한번 볼까말까하는 

전형적이고도 평범한 자폐아이일 뿐이다. 

유치원에서 온 전화가 화면에 찍히면

가슴부터 철렁 내려앉고, 

늘 두손모아 통화를 하게 되며....

마지막엔 연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게 된다. 


실제로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달라진건...

아이를 통해 참...내가 '수행'의 마음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는 지점이다. 

여기 브런치의 글도 처음 시작할때는 그 어떤 거라도 마음을 토해내야 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한명이라도 자폐 스펙트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절박함.

최근 내가 가입한  <부모회>의 오픈 채팅방이 생겨서 하루에 수백개의 톡들을 들여다 보며, 

울고 웃고있는데...여기서 받는 위로가 생각보다 크다. 

. 적극적으로 참여는 못하지만, 스펙트럼의 부모들의 막막하고도 답답한 마음이 

실시간으로 오고가고 , 뜨거운 고백을 통해서 연대의 마음에 이르른다. 

이에  먼저 그 길을 간 선배 부모들은 기꺼이 경험을 공유하고 어깨를 내어준다.

거기서 또 힘을 얻는 초보부모들은 또다시 

가늠할수 없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힘겹게, 토해낸다.

단단한 위로와 희미한 희망이 카톡창에 돌고 돈다.


혼자가 아니야...

나만 겪는게 아니었어....

이러한 아픔에 대한 준비를 해야겠어..

끝이 없지만...미래는 알수 없으니까 ..현재가 중요해.


그리고 그들은 절대 안주하지 않는다. 

자조회를 만들어서 모임도 하기도 하고, 

특수교육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 속에서 단단한 자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희미한 희망이 실체있는 희망으로 바뀌는게 눈에 보인다.


적어도, 이 속에 있으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많이 상쇄 되었다. 

걱정되면 움직였고

걱정되면 해결했고

걱정되면 울기라도 한다.


그들을 보며 완벽하게 그들처럼 할수는 없지만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려는 내 모습을 보며, 그래..

이만해도 잘하는거다....

처음으로 애면글면하는 나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아이에 대해 유연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배우는 중이다.


언제 어떻게 또 잠복하고 있는 무거운 걱정들이 나를 공격할지 모르지만

머스크처럼,  '내 아이도 혹시  저렇게 억만장자가??'

로또 당첨같은 달콤한 상상을 해보며

자폐스펙트럼에 미친 유연한 태도라며 우기며 

아이에게 오늘도 이름쓰기를 시켜봐야지....ㅋㅋ


(영어로 써볼까....?ㅋㅋㅋㅋㅋㅋㅋ)







작가의 이전글 #19. 내 눈물모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