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1
두 번째, 세 번째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며 가장 소중하게 여긴 시간은 새벽이었다.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동쪽 하늘 끝에서 시작되는 마법 같은 순간을 만날 수 있었다.
일출을 바라보며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순간, 세상은 오직 나만을 위한 무대가 되었다. 아직 잠들어 있는 자연, 고요한 거리, 그리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 이 모든 것이 나의 하루룰 반겨해주는 것 같았다.
첫 번째가 나에게 보여준 변화의 기적이었다면, 이제는 성장의 연속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한 정신력을, 더 깊은 자기 이해를, 더 넓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었고 그것을 목표로 하였다.
두번째 프로필까지 5개월이라는 시간을 주었다.
촬영 이후 일반식으로 배를 체우니 체중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더니 몸은 또 금새 기억을 해낸다. 차츰 차츰 먹는 양이 늘어났다.
나는 첫 번째보다 더 체계적인 계획으로 접근했다. 운동의 강도로 높혔다.
무엇보다 마음의 준비가 달랐다. 이번에는 몸의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적 성장까지 함께 기록하고 싶었다.
나는 새벽을 시간을 운동으로 채우기로 했다.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설때도 있고, 해가 뜰때 집에 돌아올때도 있었다.
매일의 일출은 매일 다른 감동을 주었다.
어떤 날은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황금빛 햇살이 반짝였고, 어떤 날은 붉은 태양이 산등성이 사이로 둥글게 떠오르며 하늘 전체를 장밋빛으로 물들였다.
하늘이 불타오르는 것 같은 강렬한 태양을 본 날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을 나 혼자서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고, 또 내 삶을 감사하게 만들었다.
가끔 나는 수영도 했다. 물속에서 만나는 고요함은 특별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되고, 물의 부드러운 저항만이 느껴진다. 무겁지 않은 압박감에 오직 내 호흡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럼 세상에는 나와 이 고요함만 존재하는 듯하다. 나는 그 고요함도 사랑했다.
5개월의 준비 끝에 맞은 두 번째 바디 프로필 촬영은 긴장보다는 설렘이,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컸다.
한번 찍어봐서 그런지 카메라 앞에서의 나는 더 자연스럽고, 더 여유 있고, 더 진짜 나다운 모습이었다.
촬영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뜬금없이 한번 더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각각의 바디 프로필이 그 시점의 나를 기록하는 타임캡슐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총 4번의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수백 번의 일출을 바라봤다. 반복되는 일출이지만 매일 새롭기 때문에 아름다웠다.
나의 일출은 극적인 변화의 일출이었고, 성숙한 성장의 일출이었으며, 도전적인 열정의 일출이었다.
나의 바디 프로필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과정이지만 매번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나는 오늘도 동쪽 하늘 끝에서 시작되는 마법 같은 순간을 바라본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린다.
또 다른 일출이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또 다른 나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