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고, 나를 잃다.
'너 바로 위에 오빠가 한 명 더 있었지. 태어나자마자 하늘 나라로 갔어.'
'아, 그래?'
'그때 괜찮다고 해도 예방 접종을 맞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것 때문에 잘못 된 것 같아.'
'설마, 예방 접종 때문일까?'
'아이가 탯줄을 감고 태어났어.'
'그래서 그랬겠지.'
'아니야, 작은오빠도 탯줄을 감고 태어났는데 괜찮았어.'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
엄마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듯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서 나도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내 위에 오빠가 한 명 더 있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끔 엄마가 하늘 나라로 간 오빠 이야기를 할 때, 나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내 위에 오빠가 한 명 더 있었구나.' 딱 그 정도.
그런데, 엄마가 없으니 이 말이 자꾸 생각난다.
같은 엄마니깐, 같은 여자니깐, 엄마의 딸이니깐, 나에게 위로받고 싶었을 텐데.
그래서 가슴 저미는 그 말을 마음 깊숙한 곳에서 꺼냈을텐데.
나는 단 한 번도 엄마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적이 없다.
엄마는 나에게 언제나 엄마였으니깐,
같은 엄마인 적도, 같은 여자인 적도 없는 그냥 나의 엄마.
엄마의 딸이니깐, 위로는 딸인 내가 받는 것이라고.
'엄마, 괜찮아?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어? 많이 힘들었겠다.' 정도는 할 수 있었잖아.
이제 와서 내 가슴을 내리치며 미안해 한들 무슨 소용일까.
위로받지 못한 엄마의 아픔은 여전히 엄마의 것인 것을.